'대세론' 이해찬 민주당 의원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이해찬 1세대’는 무엇? : 월간조선

예상대로였다.

26일 실시한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차기 당 대표 후보 예비 경선 결과 김진표·송영길(이상 4선)·이해찬(7선) 의원(기호순)이 컷오프를 통과했다.

이제 김진표·송영길·이해찬 3명의 후보는 다음달 25일 전국대의원대회 때까지 한 달간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돌입한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이번 당 대표 경쟁을 “옛 친노(이해찬)와 새 친문(김진표)의 다툼”이라고 규정했다.

3명이 컷오프를 통과했지만 사실상 '김진표 VS 이해찬' 1:1 구도란 이야기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이 의원이 '대세론'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사람들 상당수는 이번 전당대회가 ‘이해찬 전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원군이 막강한 까닭이다. 추미애 대표가 대표적이다. 추 대표는 이 의원이 전대 출마를 놓고 장고를 거듭할 때 출마를 강력히 권유했다고 한다. 한 인터넷 팟캐스트에 출연한 이 의원은 추 대표를 차기 대선주자로 꼽기도 했다.

물론 과거 민주당 전당대회 역사를 보면 의외의 역전극이 많은 만큼 김진표, 송영길 의원에게도 희망이 있다.

다만 현재로선 이 의원이 반발짝 앞서가는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실 7선의 이 의원의 이력은 화려하다. 김대중 정부 교육부 장관과 집권당 정책위 의장 2회,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을 지냈다. 또 96년 15대 총선 때 국민회의 총선기획단장을 맡은 것을 비롯해 97년 대선 김대중 후보 선거기획본부 부본부장, 2002년 대선 노무현 후보 선대위 기획본부장, 노무현 정부 국무총리 등을 역임했다.

이 같은 화려한 공직 경력의 이면에는 그늘도 적지 않다. 이 의원은 98년 김대중 정부 출범 후 초대 교육부 장관을 맡아 ‘이해찬 세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7선)이 7월 2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8·25 전국대의원대회'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발표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이 의원이 교육부 장관으로 재임했던 지난 1999년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이들에게 정부는 '무시험 대입 전형 확대'안(案)을 내놓으며 "한 가지만 잘하면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야간자율학습, O교시, 보충수업'이 폐지됐다. '놀아도 대학 간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그러나 나타난 결과는 이와 달랐다. 교육부는 당시 봉사활동만 잘해도, 영어 등 특기 하나만 잘해도 대학에 갈 수 있다고 했지만 각 대학은 수능을 가장 중요한 전형요소로 삼았다. 교육부 말만 믿고 학생들이 공부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이른바 ‘이해찬 1세대’라는 학력 저하 현상까지 빚어졌다.

'83년생'들은 '단군 이래 최저 학력'이라고 조롱받았던 '이해찬 1세대'다.

과거 언론보도를 찾아보니 '이해찬 세대’를 가르치는 서울의 한 사립대 법학 교수는 이렇게 한탄했다.
"도무지 수업이 안 된다. ‘채권’을 ‘체권’이라고 쓰는 애들이 수두룩하다. 법학을 하려면 한자어도 많이 알아야 하는데 초보적인 한자조차 아예 모른다. 한 시간 동안 강의하고 나면 맥이 풀린다."

현장 교수들의 탄식은 엄살이 아니었다. 2004년 일본 국제과학진흥재단이 최근 한·중·일·싱가포르 4개국의 고교 1년생과 대학 1·4년생 상위층 2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력평가에서 한국은 꼴찌를 했다. 수학·화학·물리 모두 중국 학생들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해찬 세대라고 불린 이들은 아무런 죄가 없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