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명, 거짓말로 물든 문재인 정부 軍... 역대 정부 하극상 사례 살펴보니 : 월간조선

송영무 국방장관과 그 직할 부대인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는 25일 거짓말 공방을 이틀째 이어갔다.

첫 포문은 기무사가 열었다. 송 장관이 기무사 계엄 문건에 대해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발언했다는 내부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한 것이다.

전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송 장관과 기무사는 서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진실 공방을 벌였다. 기무사가 국방장관의 발언이 담긴 민감한 내부 회의록을 국회에 제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기무사가 이날 국회 국방위 소속 자유한국당 이주영·황영철 의원 등에게 제출한 군 회의록에 따르면 송 장관은 "위수령(계엄령) 문건을 법조계에 문의해 보니 문제 될 것이 없다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장관은 이어 "나도 마찬가지 생각이다. 다만 직권남용에 해당되는지 검토하기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기무사 회의록에 적혀 있다. 이는 송 장관이 국방위에서 이런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부인한 것과 정면 배치된다.

결론적으로 송 장관과 기무사 모두 '거짓말 논란'과 '하극상'이란 비판을 면하기 힘들게 됐다.

역대 정권에서도 군 하극상 논란은 늘 있어 왔다.

노무현 정권 때인 2004년 12월 육군 장성 진급 비리 의혹을 수사하던 국방부 검찰단 소속 검찰관 3명이 보직사퇴서를 냈다. 국방부 장관이 정치적 이유로 수사를 제약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런 행동은 군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인 국방부 장관의 권한과 권위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여론의 힘을 빌려 수사하는 관행은 적절하지도 적법하지도 않다”고 군 검찰의 수사 행태를 나무란 데 대한 반응으로 보일 수도 있었다.

당시 수사가 이렇게 혼선을 거듭하고 불필요한 잡음을 내면서 군의 질서와 사기를 뒤흔드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근본적인 책임은 국방부에 있었다는 게 중론이었다.

국방부는 처음에는 군 검찰에 힘을 실어주어 육군본부를 몰아붙이다가, 군의 반발과 대통령의 지시가 있자 이번에는 군 검찰에 제동을 거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느낌을 줬던 것이다.

국방부가 원칙을 세우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둘리니 정치적 음모론이 난무하고 하극상(下剋上) 사태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명박 정권 때인 2009년 8월 말 이상희 국방장관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과 외교안보수석, 경제수석, 기획재정부 장관 등에게 "국방 예산이 줄어든다면 국방개혁 청사진을 펼치는 데 상당한 지장이 있을 것"이라며 국방 예산안 삭감 움직임에 항의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이 장관은 경제 관료 출신인 장수만 국방차관이 사전 보고도 없이 군 예산 삭감안을 청와대에 보고했다며 "차관의 행동은 하극상으로 비칠 수 있으며 차관의 개인적 사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장수만 국방차관은 '장관 위의 차관'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상희 장관이 물러난 뒤에도 건재했던 탓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할 때 조달청장에 취임했던 장 차관은 2009년 1월 국방차관이 됐다. 기업 마인드로 국방개혁을 한다는 명분이었지만, “군 조직에 생소한 경제관료 출신 인사가 배타성이 강한 조직에 동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박근혜 정부 때도 이번 문재인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국방부 장관과 기무사령관이 마찰을 빚었다.

강경욱 기무사령관 교체를 둘러싸고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장 전 사령관의 능력과 자질을 문제 삼은 반면, 장 전 사령관은 김 장관의 군 인사를 비판한 청와대 직보 때문에 ‘보복성 경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장 사령관은 2013년 4월 군 인사를 놓고 야전에서 불만이 있다는 보고서를 올렸다. 이 보고서에는 김관진 장관이 각 군 총장들의 추천권을 무시한 채 일방적인 인사를 해서 야전 부대 등에서 불만과 비판이 많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기율과 기강을 생명으로 하는 조직이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