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노스가 최근 촬영한 서해위성발사장. 사진=38노스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 해체 작업을 시작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23일(현지시각) 밝혔다.
‘동창리발사장’으로 불리는 이곳은 6·12 미·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폐기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38노스는 지난 20일 이 지역을 촬영한 상업용 위성사진을 토대로 이같이 분석했다고 전했다.
서해발사장은 북한의 최서단인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위치한 위성발사장이다.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과는 달리 지하에 자동 연료 주입 시설과 대형 연료·산화제 저장시설 등을 갖췄다.
미국 측은 북한이 이곳에서 액체연료를 사용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엔진 실험을 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009년쯤 발사장 건설이 완공돼 2012년부터 주력 미사일 발사장으로 활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38노스에 따르면, 북한은 미사일과 위성발사체 등을 조립해 이송하는 궤도식(rail-mounted) 건물을 해체하기 시작했다. 발사 직전 위성 발사체를 조립하는 곳이다. 또한 이 건물 인근에 대형 건설 크레인과 차량들이 배치돼 지붕과 일부 지지 구조물이 해체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 위성사진에는 해당 건물에 대한 해체 작업이 더 많이 진척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료·산화제 벙커와 주 처리 건물, 콘크리트판, 발사탑 등은 아직 해체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였다. 해체 작업은 약 2주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38노스의 분석이다.
과연 북한이 합의 내용을 지키기 위해 서해위성발사장을 해체할까라는 의구심은 남아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이번 발사장 해체는 지난번 핵 실험장 폭파할 때와 다를 바 없는 조치다. 이미 액체 로켓의 추진력 기술을 확보한 상태에서 쇼를 하면서 뭔가 약속을 이행하는 것처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대북제재가 계속되는 한 북한이 이런 시설들을 해체했다 다시 완성하기는 어렵다. 지금까지 북한이 보여줬던 영변냉각 폭파, 핵실험장 등 쓸모 없거나 안 쓰는 것들을 없애는 것이다. 그러니 이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글=정광성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