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과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대위원장.
한때는 동료이자 후배였다. 노무현 정권 초인 2003년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대위원장은 대통령 직속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장관급)이었다.
당시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과 송인배 정무비서관은 대통령 자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이었다. 세 사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토록 원한 지방분권과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았다.
15년이 흐른 2018년 7월 19일 세 사람이 오랜만에 마주 앉았다. 한 수석과 송 비서관이 제1야당의 혁신비대위원장을 맡은 김 위원장을 예방(禮訪)한 것이다.
예방 후 한 수석은 전날 김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 정책을 ‘국가주의적’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현재 추진하는 정책에 국가주의적이란 단어는 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한 수석은 이날 김 위원장 취임 축하 인사차 국회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날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해 “(김 위원장이) 어떤 의미에서 말했는지 아직 파악 못 했는데, 정책적 비판이라고 생각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오는 9월 시행될 ‘초·중·고 커피 판매 금지법’(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 일부개정안)을 들어 문재인 정부 정책이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한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사회를 보면 국가주의적 방향이 곳곳에 들어가 있다”며 “지금도 연방제에 가까운 분권화를 이야기하는 이 정부조차도 그런 법이 통과돼 공표된다”고 말했다.
또 “참여정부에서 제가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있었는데, 당시라면 아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셨을 것”이라고도 했다. 해당 법안은 초·중·고교에서 커피 등 고(高)카페인 음료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의원 13명이 발의해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지난 3월 공포됐다.
노무현 정권에서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 청와대 정책실장, 교육부 장관, 정책특보 등 핵심 역할을 한 김 위원장은 그간 노 전 대통령의 친구이자 정치적 동지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그에 대한 비판을 해왔다.
다음은 2012년 5월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문답)
-문재인 당선자(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제19대 국회의원(민주통합당, 부산 사상, 득표율 55.0%) 당선자 신분)도 권력 가운데 있었던 인물입니다. 권력이 무섭다는 것을 잘 알 텐데요.
“문 당선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한마디만 하자면 문 당선자는 민정에 계셨던 분입니다. 민정은 모든 사람이 앞에 와서 고개를 숙입니다. 남의 목을 칠 수 있는 자리니까요. 어느 정부에서도 언론이나 사회단체가 민정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내려친 적이 없습니다.”
“문 당선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한마디만 하자면 문 당선자는 민정에 계셨던 분입니다. 민정은 모든 사람이 앞에 와서 고개를 숙입니다. 남의 목을 칠 수 있는 자리니까요. 어느 정부에서도 언론이나 사회단체가 민정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내려친 적이 없습니다.”
-권력의 쓴맛보다는 달콤한 것을 경험했다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겉보기에 순수한 이미지와는 차이가 있는 거군요.
“민정수석을 맡았던 분인데 순수하기만 할 수 있겠습니까.”
“민정수석을 맡았던 분인데 순수하기만 할 수 있겠습니까.”
19대 ‘장미 대선’을 2달 앞둔 2017년 3월 인터뷰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신임을 받았던 두 분(김병준, 문재인)의 걷는 길이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노무현 정부에서 일할 때 나는 대통령을 위해서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대선 승리 후 선거 기간 중 돈독한 관계를 맺은 사람들과 연을 끊었죠. 동반자 그룹을 해체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노무현 정부에서 일하는 동안 저의 지원 세력은 없었죠. 반면 문 전 대표는 있었어요. 대표적인 게 청와대 내 부산라인과 민정라인이었죠.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후회가 됩니다. 내 편을 좀 만들어 균형을 맞추었으면 대통령을 좀 더 잘 모시지 않았을까 하는 거죠. 이기고 지고의 문제를 넘어 국가과제에 대해 고민하는 친노도 좀 더 많아졌을 것 같고요.”
“노무현 정부에서 일할 때 나는 대통령을 위해서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대선 승리 후 선거 기간 중 돈독한 관계를 맺은 사람들과 연을 끊었죠. 동반자 그룹을 해체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노무현 정부에서 일하는 동안 저의 지원 세력은 없었죠. 반면 문 전 대표는 있었어요. 대표적인 게 청와대 내 부산라인과 민정라인이었죠.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후회가 됩니다. 내 편을 좀 만들어 균형을 맞추었으면 대통령을 좀 더 잘 모시지 않았을까 하는 거죠. 이기고 지고의 문제를 넘어 국가과제에 대해 고민하는 친노도 좀 더 많아졌을 것 같고요.”
-노 전 대통령 타계를 막지 못한 책임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하던 문 전 대표에게도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친인척 관리를 잘못해 돈 문제가 터졌다는 말이죠?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문 전 대표에 대한 이야기는…”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