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선변호인에게 ‘국가정보원(국정원) 특수활동비(특활비)를 사적으로 쓰지 않았다’는 취지의 자필 의견서를 전했다.
검찰은 국정원 특활비를 뇌물로 상납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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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DB. |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2016년 9월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국정원 자금 35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병호 전 원장에게 요구해 2016년 6~8월 이원종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1억 5000만 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
7월 16일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특수활동비 관련 지출내용 정보공개 요청과 관련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청와대는 7월 11일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 포함)에 편성된 특수활동비는 다른 기관과는 달리 대통령의 통일, 외교, 안보 등 기밀유지가 필요한 활동 수행이나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정보 및 정책자료 수집 등에 집행되는 경비”라며 “세부지출내역 등에는 국가안전보장, 국방, 외교관계 등 민감한 사항이 포함돼 있어 이를 공개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며 비공개 결정했다.
앞서 납세자연맹은 지난달 28일 청와대에 문재인 정부 취임 후 지금까지 특수활동비 지출내용에 대한 지급 일자, 지급금액, 지급 사유, 수령자, 지급방법(현금지급 여부) 등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청와대가 비공개 결정을 한 이유는 맞다. 특수활동비라는 게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수사,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를 뜻하기 때문. 국가 기밀과 관련된 국정 활동을 위한 예산인데, 돈을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 등을 밝히지 않는 비공개 처리가 가능하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전전(前前), 전(前) 정부의 특수활동비에 대해서는 다른 잣대를 들이댔다는 지적이다. 전전 정부, 전 정부의 국정원 특활비 의혹은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 국정원 지시로 작성했다는 200명 가까이 되는 국정원 직원들의 자술서를 토대로 조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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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권에서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 청와대 정책실장, 교육부 장관, 정책특보 등 핵심 역할을 한 김병준 국민대 교수의 이야기다.
“노무현 정권은 국정원 특활비는 안 썼지만, 청와대가 각 부처 예산을 어떻게 쓰라고 개입했다. 돈을 가져다 쓰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가령 행정안전부의 특별교부세 중에서 몇백억 원씩 청와대 임의로 썼다. 청와대 예산은 늘 모자랐기 때문이다. 이런 불합리한 관행을 청산하려면 청와대 예산을 올려주는 등 환경과 제도를 만들어야지, 과거를 척결하려면 새로운 것을 내놔야 한다. 지금처럼 하는 것은 미래를 위한 청산은 아니라고 본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