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리 원자력 발전소 전경. 지난해 정부는 고리 원전 1호기 폐쇄를 결정했다.
전북교육청이 2015년 제작한 ‘탈핵으로 그려보는 에너지의 미래’란 보조교재(이하 교재)의 내용을 반박하는 ‘탈핵 교재 되짚어보기’란 전자책이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이하 센터)에서 17일 발간됐다.
센터 측은 교재가 ‘괴담’ 수준이라 청소년에게 원자력에 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 이 같은 전자책을 발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환경운동가 교사 등이 집필한 이 탈핵 교재는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도 편향성 논란을 빚었음에도 아직까지 전북 내 모든 초·중·고교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센터는 교재의 대표적인 거짓 사례로 다섯 가지를 꼽았다.
■ 유아 사망률 증가
교재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암과 백혈병 사망자가 늘었고 유아 사망률이 급증했다”고 적고 있다. 센터는 유엔방사선영향과학조사위원회(UNSCEAR)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 결과 일본에서 원전 사고 이후 방사선에 노출돼 사망하거나 급성 질환을 앓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 세슘으로 오염됐는지 여부
“원전 사고 후 도쿄마저 고농도 오염 지역이 됐다. 일본 국토 대부분이 세슘으로 오염됐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추정”이라고 교재는 주장했지만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는 게 센터의 설명이다. 일본 정부가 사고 당시, 피난 지시를 내린 지역은 총 1150㎢로, 일본 전체의 0.3%였다. 여기에 도쿄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한다. 올 3월 3일 기준 도쿄의 방사선량률은 0.066mSv/h로, 서울(0.153)의 절반 이하다. 현재 위험 지역은 일본 전체의 0.09%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방사선에 의한 DNA 손상 여부
탈핵 교재는 “약한 방사선도 DNA를 손상시켜 불임이나 기형아 출산, 암 등을 유발한다”고 했다. 그러나 센터는 “성인 남성의 몸속에는 7000Bq(베크렐)의 방사능이 있어 연간 약 0.3mSv만큼 내부 피폭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자연 방사선 피폭선량 역시 1~3mSv에 달한다고 한다. UNSCEAR에 따르면 인체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방사선 유효선량은 약 100mSv라고 한다.
■ 원전 인근 갑상샘암 급증 여부
교재는 “국내에서도 핵발전소 인근 주민의 갑상샘암 발병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2~3배 높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고도 했다. 이 역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게 센터의 주장이다. 2016년 암 발생 지도에 따르면 갑상샘암 발병은 오히려 대도시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국가 건강검진에 갑상샘암이 포함되면서 전체 발생률이 큰 폭으로 증가했을 뿐 원전 주변 발병률이 높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센터는 “원전 밖으로 방사성 기체가 유출되는 양은 연간 0.25mSv 이하”라고 반박했다.
■ 원전의 경제성
교재는 “사고 위험 및 해체 비용을 유럽만큼 반영하면 원전은 경제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한국은 사고 한 건당 손해배상 조치액을 4700억 원, 해체 비용을 6400억 원으로 계산하고 있다”며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손해배상 조치액은 영국 2080억 원(이하 지난 3월 8일 환율 적용), 프랑스 1210억 원, 미국 4050억 원, 벨기에 2350억 원 등이다. 한국의 원전 해체 비용 역시 프랑스 스웨덴 등의 약 4000억 원보다 많이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