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 기준 7530원에서 10.9% 올랐다. 월급(주 40시간 기준, 월 209시간) 환산 시 174만 5150원이다. 최저임금이 도입된 지 사상 처음으로 8000원대에 진입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새벽 4시 30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5차 전원회의에서 이같이 의결했다. 이번 회의에는 전체 위원 27명 중 노동계 측 근로자위원 5명과 공익위원 9명 등 14명이 참여했다.

사용자 측 위원 9명은 불참했다. 지난 10일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 안건 부결에 반발한 것이다. 이들은 지난 13일 밤 참석 여부를 묻는 최저임금위 요청에 불참을 통보했다.

근로자위원과 공익위원은 근로자 안(8680원)과 공익 안(8350원)을 놓고 표결에 들어갔다. 근로자 안이 6표, 공익 안이 8표를 받았다.

액수는 8000원대가 됐지만, 인상 폭은 작년의 16.4%보다 5.5%포인트 낮다. 올해 최저임금 급격 인상 여파로 소상공인·영세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기 때문에 최저임금위가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에는 사실상 정부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들이 대개 정부 입장을 따르기 때문이다. 실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일 최저임금 인상 문제와 관련, "2020년까지 1만 원을 목표로 가기보다 최근 경제 상황과 고용 여건, 취약계층에 미치는 영향, 시장에서의 수용 능력을 감안해 신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펼친 바 있다.

이로써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1만 원 최저임금 공약 달성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내후년 1만 원에 도달하기 위해선 이번에 최저임금을 15.2% 정도 인상해야 했기 때문이다.

노사 양측은 이번 결정에 온도 차를 보였다. 근로자위원은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희망적 결과를 안겨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반면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번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최저임금을 준수하지 않는 '모라토리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저임금위가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은 내달 5일까지 고용노동부 장관 고시로 확정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노사 양측 중 한쪽이라도 노동부 장관에게 이의를 제기하면, 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위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