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도 '이명박근혜' 탓, 경제도 '이명박근혜' 탓?"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12일 당 회의에서 전날 발표된 6월 고용 동향 통계를 언급하며 '현 경제 위기는 보수 정권 때문'이라고 밝혔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고용난을) 뼈아프게 생각한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산업 전반의 구조 개선을 소홀히 한 채 건설과 토건에만 집중했다. 수출 주도,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에만 힘을 쓰다 보니 우리 경제의 기초 체질이 약해지며 고용 위기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도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재정 건전성 목표만 세우고 재정 역할은 포기했다"며 지난 정권을 탓했다.

반면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의 반(反)시장, 반(反)기업, 친(親)노조정책으로 인해 우리 경제의 고용 창출력이 고갈된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취임 1년이 지난 지금, 경제 상황은 하루가 다르게 악화하고 있다. 6.13지방선거 직후 발표된 통계청의 '5월 고용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총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보다 7만 2000명 늘었다. 8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증가폭이 30만 명을 웃돈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보면 격차가 확연하다. 올해 정부 목표치인 32만 명은 '이미 끝났다'는 말까지 나온다.

청년 실업률은 10.5%로 작년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4월 외식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7% 올랐다. 같은 달 한국 수출은 작년 대비 1.5% 줄면서 18개월 만에 내림세가 됐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커져 가사도우미료와 공동주택관리비는 작년 대비 10.8%, 6.8% 올랐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13일 자 '문화일보' 칼럼 '수치보다 훨씬 심각한 민간 고용절벽'에서 이렇게 분석했다. "일자리 대통령을 자임하고 집권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고갈과 고용절벽은 수치로 나타난다. 집권 직전까지 월 40만 개 이상으로 늘어나던 일자리가 지난 연말 25만 명 수준으로 떨어지더니, 최저임금 16.4% 인상이 시행된 올해 들어 2월부터 10만 명대로 급감했다. 이마저도 공공행정 및 사회복지 서비스 등 정부 세금으로 만든 일자리를 제외하면 민간 부문의 올 2월 일자리는 단 4000개 증가에 그쳤고, 4월엔 공공 부문이 22만 5000개 증가한 반면, 민간 부문은 12만 3000개가 줄더니, 6월엔 공공 영역은 25만 6000개가 늘어난 반면 민간 영역은 15만 개가 줄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경기 하방 리스크 확대' 보고서에서 "현재 국내 경제 상황은 '경기 후퇴'에서 '경기 침체' 국면으로 진입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애초 예측했던 하강 속도(2018년 하반기 중 경기 침체)를 넘어서는 것으로 향후 급격한 불황의 도래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13일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올해부터 실시됐고, 계속해서 취업자 수가 줄어드는 게 고착화한 지 몇 개월이 됐다"며 "(정부가) 국민에게 '우리가 판단을 잘못했다'고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정부가 최저임금 관련)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그것이 참다운 사과다. 저는 매우 섭섭하다"며 "지금 600만 명의 자영업자는 이 문제 때문에 잠을 못 자고, 우울증이 걸리고, 생사가 왔다 갔다 하는 처절한 기점이다. (그런데도) 때늦은 인정을 하면서 아무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취약 업종의 취업자 수가 줄 것인데, 얼마나 더 줄 것이며 어떤 경영 애로를 가져올 것인지에 대한 정부의 신속한 대책이 발표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