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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

누구를 위한 원전 폐쇄인가? "정권이 힘으로 밀어붙이는데..."

신고리 5·6호기 공론화委 참여했던 A씨 “원전 폐쇄에 따른 문제점을 국민들이 자각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현명”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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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 등 지역 인사들이 6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의 월성 1호기 조기폐쇄와 신규 원전 4기 건설사업 중단 결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월성 원전 1호기 폐쇄와 신규 원전 4기 건설을 백지화 하자 이를 둘러싼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에 참여했던 A씨(현직 대학 교수)는 21일 '월간조선'과의 통화에서 ‘신고리 5·6호기는 공론화 조사를 거쳤으면서 왜 이번 결정(월성 원전 1호기 폐쇄 및 신규 원전 4기 건설 중단)은 공론화 조사를 왜 안 거쳤나’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지난해 공론화 조사 때 “탈(脫)원전 정책 자체에 대해선 공론화 조사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으면서 왜 신고리 5·6호기만 그렇게 (공론화 조사) 하느냐”는 식으로 문제 제기를 했었다. 그런데 묵묵부답이었다. 정권 차원에서 힘으로 밀어붙이는데 어쩌겠나.>
 
A씨에게 ‘(이번 결정 과정에서) 한수원이나 정부 측에서 사전에 자문을 구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A씨는 “아무런 동의도 안 거치고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 발표된 이 계획의 핵심은 ‘전력수급구조를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이 계획엔 ▲월성 원전 1호기 폐쇄 ▲고리 2·3·4호기 등 노후 원전 10기 수명 연장 금지 ▲천지 1·2호기 등 신규 원전 6기 전면 백지화 등이 담겨 있다.
 
그에게 ‘향후 원자력계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 생각이냐’고 묻자 “여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가 전면적으로 나선다고 국민들이 받아들일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원전 폐쇄에 따른 각종 문제가 발생해, 국민들이 자각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현명하다”고 밝혔다.
 
월성 1호기 폐쇄를 결정한 지난주, 한수원 이사회에서는 12명의 이사 중 딱 한 명이 이에 반대했다. 유일한 반대표의 주인공은 조성진 이사(경성대 에너지학과 교수)였다. 조성진 이사는 어제(6월 20일) 부로 이사직을 사임했다. '중앙일보'의 이정재 칼럼리스트는 자신의 기명 칼럼에서 조 이사가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로 최신형 한국형 원전(APR1400 플러스)의 시험 기회를 놓친 게 가장 안타깝다”는 소회를 피력했다고 썼다.
 
이 칼럼에 따르면, 조성진 이사는 한수원의 원전 폐쇄 결정에 다섯 가지 의문을 표했다고 한다. ▲(한수원의) 경제성 평가를 믿을 수 없다는 점 ▲왜 하필 지금 시점에 폐쇄 결정을 내렸는지 ▲원전 폐쇄 및 신규 원전 건설 중단에 왜 한수원이 앞장서는지 ▲폐쇄 아니면 가동이란 ‘선택지’만 있는 게 아닌데 왜 폐쇄로만 결정했는지 ▲왜 스스로 먹거리를 팽개치는지 등이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도 21일 자 '조선일보'에 기고한 ‘한국 원자력에 꼭 이렇게 조종(弔鐘)을 울려야 하는가’란 칼럼에서 이러한 움직임을 비판하고 나섰다. 주한규 교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우리나라 원전 기술은 향후 원전 수출을 통해 국가 경제의 지속적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크게 공헌할 수 있고, 북한 비핵화에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원자력의 이런 가치를 일절 무시하고 제대로 된 공적인 논의를 한 번도 하지 않은 채 폐쇄된 일개 이사회의 일방적인 결정 방식으로 탈원전의 대못을 박아야 하는 것인가? 이것이 진정 국민을 위한 조치인가”라고 반문했다.
 
주 교수는 또 “원자력은 미세먼지·온실가스와 같은 대기환경 문제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이고, 최근 상승 기조를 보이는 유가(油價)나 가스 가격의 변동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싸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후쿠시마 사고를 겪은 일본조차 원전 재가동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점 ▲UAE(아랍에미레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등이 원전의 신규 운용 내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백운규)는 원전 건설 계획이 취소된 신규 원전 예정 지역의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 1조 9000억 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펼치기로 했다. 해당 지자체가 희망사업을 발굴하면 타당성 평가를 한 후 관련 부처 예산을 통해 사업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원전 주변 지역 지원제도도 지역발전 계획과 연계한 주민 소득증대사업 중심으로 개편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각종 지역 지원금의 투명성·효율성 확보를 위해 지역별로 에너지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번 보완 대책이 원전 폐쇄로 인해 불거진 지역 주민들의 불만과 부정적 여론을 불식시키기 위한 선심성 조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A씨는 “그 돈이 다 국민 혈세(血稅) 아니겠냐”고 말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8.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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