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북한 김정은이 만날 때 나눈 농담 내용이 19일(현지시각) 미 잡지 '배너티페어'에 실렸다. 폼페이오 장관은 국무장관이 되기 전인 4월 초 중앙정보국(CIA) 국장 신분으로 방북해 김정은과 회담을 가졌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김정은은 자신을 겨냥한 CIA의 암살 시도에 대해 농담조로 항의했다. 김정은이 "아직도 날 제거하고 싶냐"고 묻자, 폼페이오 장관은 "지금도 여전히 (미국은) 당신의 암살을 시도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두 사람은 말이 끝나자마자 함께 폭소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 4월 23일 김정은이 폼페이오 장관을 만난 후 그에게 "나만큼 배짱이 좋은 사람을 만나기는 당신이 처음"이라고 칭찬했다고 보도했다. 이 발언 역시 서로 주고받은 농담과 관련 있어 보인다.

'배너티페어'는 "미국의 정보부가 제3세계 독재자를 암살하려는 시도는 결코 비밀이 아니다"라며 "미국은 비록 외국 정부를 전복하거나 지도자 참수 작전을 감행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이 김정은을 암살하려 한다는 얘기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고 해설했다.

당시 폼페이오 장관은 그 같은 농담을 통해 본인이 아직 CIA 국장 신분임을 김정은에게 각인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작년 7월 아스펜안보포럼에서 "북한 주민들은 그가 축출되는 것을 보고 싶어 할 것"이라며 김정은 제거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올해 봄부터 미북관계가 유화 국면으로 접어들자,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을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는 똑똑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김정은은) 복잡한 논의에도 매우 능하고 내가 논의에서 다소 벗어난 내용에 대해 질의해도 바로 답변했다. 메모도 갖고 있지 않았다"고 칭찬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