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지역사 사장, 사측의 해임에 "부당하다"며 줄소송 : 월간조선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해임된 MBC 지방 계열사 사장들이 사측의 일방적인 인사조치에 항의, 잇달아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임된 사장들, MBC 상대로 소송 준비 중

인터넷 매체 ‘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MBC 측의 “해임 사유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는데, 매체가 확인한 결과 울산·여수·충북·광주·춘천·경남 MBC 사장들 6명이라고 한다.

‘뉴데일리’는 “이들 외에 나머지 지방 MBC 사장들도 대부분 조만간 소장을 접수할 계획으로 알려져, MBC 사측을 상대로 한 대규모 소송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MBC에는 ▲부산MBC ▲대구MBC ▲광주MBC ▲대전MBC ▲전주MBC ▲경남MBC ▲춘천MBC ▲충북MBC ▲제주MBC ▲울산MBC ▲강원영동MBC ▲목포MBC ▲여수MBC ▲안동MBC ▲원주MBC ▲포항MBC 등 총 16개의 지방 계열사가 있다고 한다.

이 중 잔여임기가 1~2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자진 사표를 낸 사장 4명(원주·전주·대전·대구 MBC)을 제외한 나머지 12명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3월까지 관계사별 주주총회에서 모두 해임 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해임된 사장 대부분은 “사측이 내세운 해임 사유는 그저 명목상 이유일 뿐,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들 중 다수는 각 계열사를 상대로 '잔여임기 급여 및 퇴직금 청구소송'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호 사장 체제에서 해임

이러한 조치는 지난해 12월 최승호 사장 체제가 들어서고 난 뒤에 진행됐다고 한다.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지난해 12월 21일 최승호 MBC 사장과 조능희 MBC 기획편성본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이사회를 열고 ▲이강세 광주MBC 사장 ▲조상휘 울산MBC 사장 ▲송재우 춘천MBC 사장 ▲장근수 강원영동MBC 사장 ▲김엽 MBC아카데미 사장 등 5명에 대한 해임안을 각 관계사 주주총회에서 통과시킨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닷새 뒤, MBC는 관계회사별 주주총회를 열고 이강세 광주MBC 사장, 조상휘 울산MBC 사장 등 5명을 모두 해임했다. 소액주주 지분이 없는 계열사 사장들을 먼저 해임한 것이라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5명에 이어 10명 추가 해임 결의... "조직 통할 능력 미진"이란 이유로

MBC는 이틀 후 열린 방문진 임시이사회에서 ▲허연회 부산MBC 사장 ▲이진숙 대전MBC 사장 ▲김일곤 경남MBC 사장 ▲김상운 충북MBC 사장 ▲최재혁 제주MBC 사장 ▲김현종 목포MBC 사장 ▲심원택 여수MBC 사장 ▲안택호 안동MBC 사장 ▲오정우 포항MBC 사장 ▲권재홍 MBC플러스 사장 등 10명을 추가 해임하기로 결의했다.

당시 방문진 이사들은 “허연회 부산MBC 사장 등은 재임기간 중 일어난 방송 파행에 대한 책임자들이고, 갈등 극복을 위한 소통의 노력이나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이지 않는 등 조직 통할 능력이 미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뉴데일리’는 전했다.

매체는 해임된 사장들에 대해 “대부분 MBC 본사에서 내려보냈거나 '親 김장겸 인사'로 분류된 사장들”이라고 했다. 이들에 대한 명목상 해임 사유는 ▲방송 파행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고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거나 ▲조직 통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고 한다. 이에 대해 당사자들은 전임 사장 체제에서 일했다는 이유로 적폐 세력으로 간주됐다는 요지의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상휘 전 사장 "저에 대해선 '언론노조'조차도 전혀 문제제기 한 적 없어"

지난해 12월 26일 주주총회를 통해 해임된 조상휘 전 울산MBC 사장은 지난달 29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작년 말부터 올 상반기 걸쳐 순차적으로 지방 계열사 사장들이 모두 옷을 벗었다”고 주장했다. 조상휘 전 사장은 “서울 본사 지분이 100%인 울산이나 강원영동·광주·울산·춘천MBC 사장들이 먼저 해임됐고, 소액주주 주총 동의를 거쳐야 하는 지방 계열사들도 지난 3월까지 해임 및 신임 사장 임명이 모두 이뤄졌다”고 밝혔다.

조 전 사장은 “저하고 몇몇 지방 계열사에 대해서는 '언론노조'조차도 전혀 문제제기를 한 적이 없었다”며 “어떤 이유에서 저희가 해고됐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본사 차원에서 어떤 정치적인 문제를 고려한 게 아닌가 하는 짐작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체는 이어 “언론노조 관계자들조차 '조 전 사장은 아무런 문제도 없는데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울산MBC 직원들 역시 뜻밖의 인사에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이 많았다”는 후문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 전 사장 등, MBC 측의 해임이 '상법 제385조 1항' 위반이라는 입장

조상휘 전 울산MBC 사장 등 지방 계열사 사장들이 소송의 근거로 삼고 있는 법규는 상법 제385조 1항이라고 한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이사는 언제든지 제434조의 규정에 의한 주주총회의 결의로 해임할 수 있는데, (이사의 임기를 정한 경우에)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기 만료 전에 해임한 때에는 그 이사가 회사에 대해 해임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근거로 “임기 만료 전에 대표이사를 해임시킬 만한 이유가 없어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 밖에 각 계열사가 정한 ‘사규(회사규칙)’에도 “임기 만료 전 해임된 대표이사에게 퇴직금이나 위로금 등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있다고 한다. 사규에 따르면 회사의 사정으로 인해 상법상 임기 만료(3년) 전 퇴임하는 임원에게는 '임원 특별 퇴직위로금'을 지급한다는 조항이 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해당 계열사에 3년 이상 재임한 임원의 경우, 잔여임기만큼 월급의 50%를 지급하며 ▲해당 계열사에 3년 미만 재임한 임원은 잔여임기 월급의 90%를 주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MBC 측 "구체적인 내용 알지 못해"

이에 대해 MBC 본사 측은 지난달 31일 “지역사 일부에서 개별적인 소송을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는 전해 들었지만, 저희가 직접적인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라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뉴데일리’에 밝혔다. MBC 본사 측은 “지역사 사장님들이 어떤 이유로 해임됐고, 실제로 퇴직금 등이 미지급됐는지 여부는 지방사별로 다를 수가 있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알아보셔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