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관계 및 군사분야 전문가들이 이달 12일 예정된 미북회담과 관련,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에 대해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북회담에서 북의 비핵화 조건으로, 주한미군 철수 조치가 일종의 협상 지렛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지난 1일(현지시각)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이날 각계 전문가들은 미국기업연구소(AEI)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지역 군사문제에 대한 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은 주제를 놓고 토론했다.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지낸 월레스 그렉슨(Wallace Gregson) 예비역 중장은 토론회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한반도 비핵화'는 핵폐기 약속의 대가로 주한미군의 감축 혹은 철수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러한 북한의 구상이 미국이 생각하는 비핵화가 아니라고 밝혔다.

"북한이 자국 지상군을 감축하는 등 적대적인 입장을 중단하며 진정한 의미의 평화조약이 체결되면 아마도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결정은 한국과 미국이 한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주한미군 감축 혹은 철수를 말하는 것에 대해 매우 조심해야 한다."

로저 클리프(Roger Cliff) 해군분석센터(CNA) 선임연구원은 자신들이 합의한 약속들을 지키지 않아온 북한의 핵폐기 주장을 믿고, 주한미군을 철수한다면 큰 실수라고 역설했다.

클리프 연구원은 만일 주한미군이 떠난 후 다시 한국에 주둔하는 건 매우 어려울 것이며, 북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 전까지는 주한미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방 전문가로 알려진 토머스 도넬리(Thomas Donnelly)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주한미군은 한반도 등 동아시아 안정의 결정적 요소"라며 "만일 비핵화 협정 체결의 일환으로 주한미군 철수가 합의되면 그것은 너무나 큰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2일(현지시각) 제17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남북관계 진전이 있을 경우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있느냐'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북한과 정상회담에 있어 주한미군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매티스 장관은 "(주한미군 문제는) 미북회담 어젠다는 아니며, 되어서는 안 된다"며 "주한미군이 주둔하는 이유는 도전 과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지난 2일 자 '조선일보' 보도에서 한 국책연구원은 "미국이 협상 전략의 일환으로 주한미군 문제를 일부러 모호하게 얘기할 수 있다"면서도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경제적 이익을 중요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합의를 할지는 예측 불가"라고 진단한 바 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