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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국제

[기자수첩]적국에 정상회담하러 들어갔다가 나라 망하게 한 지도자들

초(楚) 회왕(懷王), 진(秦)에 억류됐다가 사망... 체코의 하하, 히틀러에게 협박 받고 나라 빼앗겨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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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와 정상회담을 위해 베를린에 갔던 체코의 하하 대통령(왼쪽)은 프라하를 폭격하겠다는 협박에 굴복, 나라를 히틀러에게 내주었다.
#1. 적국 진(秦)나라에 들어갔다가 억류된 초(楚) 회왕(懷王)

초(楚)나라는 원래 춘추전국시대 남방의 강국이었다. 원래 한족(漢族)의 나라는 아니었지만 강남의 넓은 땅을 차지하고 서쪽의 진(秦)나라, 동쪽의 제(齊)나라와 함께 천하통일을 꿈꿀 수 있는 입장에 있었다. 그런 초가 기울기 시작한 것은 회왕(懷王) 때부터였다.
기원 전 313년 진나라의 세객 장의가 와서 제나라와의 동맹관계를 끊으면 상어 600리의 땅을 주겠다고 했다. 회왕은 이 제안에 혹해 서둘러 제나라와의 동맹을 단절했다. 귀국한 장의는 비밀리에 제나라 동맹을 맺었다.
회왕은 그런 줄도 모르고 사신을 진나라 장의에게 보내 약속한 땅을 달라고 했다. 장의는 자신의 영지에서 사방 6리의 땅을 내주겠다고 했다. 
장의에게 속았다는 걸 안 회왕은 진나라를 치기 위해 군대를 일으켰지만 대패, 8만 명의 군사와 한중 땅을 잃었다. 이 틈을 타서 한나라와 위나라, 제나라가 번갈아가면서 초나라를 쳤다.
견디다 못한 회왕은 결국 진나라와 강화조약을 맺고, 태자를 진나라에 인질로 보냈다. 하지만 태자는 진나라에 체류 중 그 나라 대신과 사사로운 싸움을 벌이고 도주해 왔다. 양국 관계는 다시 멀어졌다.
기원 전 298년 진나라 소양왕은 초 회왕에게 사신을 보내 진나라 영내인 무관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갖자고 제안했다. 영윤(총리) 소수, 대부 굴원 등이 "진나라는 호랑이, 이리 같은 나라"라면서 만류했다. 하지만 친진파(親秦派)인 근상은 "진나라와 싸우기는 어렵다. 차라리 진과 동맹해 잃어버린 땅을 찾는 게 현명하다"고 꼬셨다.
결국 회왕은 무관으로 갔다. 회왕이 무관의 관문을 넘자마자 문이 닫혔다. 회왕은 진나라 군사들에게 연행되어 진나라 수도 함양으로 끌려갔다. 진 소양왕은 초 회왕에게 "검중과 무 땅을 내놓으면 돌려보내 주겠다"고 회유했다. 평생 진나라에 속아온 초 회왕은 그제야 결기가 발동했다. 회왕은 "나를 속인 것으로도 모자라 땅까지 빼앗겠다는 것이냐"고 항의했다. 하지만 진 소양왕은 끄덕도 하지 않았다. 진나라에 억류되는 신세가 된 회왕은 탈출하려다가 실패하고 결국 함양 땅에서 한 많은 일생을 마쳤다. 그의 시호가 회왕(懷王)인 이유다. 초 회왕이 진나라로 가는 걸 극구 만류했던 충신 굴원은 멱라수에 몸을 던져 자결했다.
이후 초나라는 두 번 다시 과거의 강성함을 회복하지 못했고, 결국 진나라에 패망하고 말았다.

#2. 히틀러와 정상회담하러 갔다가 나라 빼앗긴 체코의 에밀 하하

1939년 3월 14일, 히틀러는 체코슬로바키아 대통령 에밀 하하를 베를린으로 불렀다. 1938년 10월 수데텐이 독일에 합병된 후 들어선 하하 정부는 히틀러의 비위를 맞춰 남아 있는 체코슬로바키아의 독립이라도 유지하기 위해 정치체제를 파쇼화하고, 반(反)독일 여론을 단속하면서, 친(親)독일적 외교-안보정책을 펴 왔다. 그러나 히틀러는 하하에게 체코슬로바키아의 국권(國權)을 독일에 완전히 넘기라고 요구했다. 이미 독일군은 체코슬로바키아 영내로 진격하고 있었다.
하하는 뜻밖의 요구에 얼이 빠졌다. 공군총사령관 괴링과 외무장관 리벤트로프는 밤새도록 그런 하하를 붙잡고 히틀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프라하를 폭격해 잿더미로 만들어버리겠다고 협박했다. 겁에 질린 노(老)대통령 하하는 혼절했다. 의료진의 처치를 받고 다시 깨어난 하하는 결국 굴복, 나라를 히틀러에게 넘기는 협정에 서명했다.

#3. 문재인 대통령이 5월 26일 판문점 북측 지역 판문각에서 김정은과 비밀리에 만났다. 만일 무장한 북한군이 판문각을 포위하고 김정은이 NLL를 포기하고 서해 5개 도서를 내놓으라고 요구하거나, '북남통일문서'를 내밀면서 거기에 사인하지 않으면 서울을 핵공격하겠다고 협박했을 경우, 문 대통령은 그것을 거부할 수 있었을까?
문재인 정권에 대한 찬반을 넘어, 대한민국 대통령이 국민과 국회, 언론에도 알리지 않고 직접 북한 지역으로 넘어가 김정은과 만났다는 것은, 국가 안위에 관한 문제이다. 그 경위에 대해 청와대는 숨김없이 해명해야 하고, 미진할 경우 국회가 나서서 국정조사를 해야 할 것이다.  

입력 : 2018.05.28

조회 :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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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어제 오늘 내일’

ironheel@chosun.com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2000년부터 〈월간조선〉기자로 일하면서 주로 한국현대사나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 왔습니다. 지난 70년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2년 조국과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45권의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세상읽기〉를 펴냈습니다. 공저한 책으로 〈억지와 위선〉 〈이승만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 〈시간을 달리는 남자〉 등이 있습니다. 이 코너를 통해 제가 읽은 책들을 소개하면서 세상과 역사에 대한 생각을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댓글달기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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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박리 (2018-05-29)   

    올바른 지적입니다. 기사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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