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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미북정상회담 취소를 선언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25일 다시 "(원래 회담 예정일인) 6월 12일 열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25일 북 김계관 외무성 1부상의 담화가 영향을 주기도 했지만,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특유의 비즈니스맨 기질과 게이머(gamer) 기질을 발휘한 것이다. 또 이번 트럼프 대통령 언행의 목적은 미국의 주도권 장악 외에도 중국과 한국에 대해 특정한 사인을 보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서 <거래의 기술>에서 "내게 돈은 큰 자극이 되지 않는다. 다만 성공하기 위한 수단이 될 뿐이다. 진정한 재미는 게임을 한다는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정상회담에서도 이 전략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지난 3월 미북정상회담을 전격적으로 수용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의 주도권을 쥔 듯이 보였지만, 4월 이후 남북정상회담과 두 차례에 걸친 김정은의 중국 방문 이후 회담의 주도권이 흔들리는 듯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주 북한이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회의에 나타나지 않고 연락마저 끊어버리자 '회담 취소'라는 극강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날 김정은에게 보낸 편지에서 "마음을 바꾸게 되면 부디 주저하지 말고 전화하거나 편지해 달라"며 여지를 줬다.
이에 북 김계관 외무성 1부상은 다시 대화를 요청하는 담화를 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따뜻하고 생산적인 담화"라고 환영했다. 이어 "지금 북한과 대화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6월 12일 (예정대로) 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협상 개최 여부까지 '협상 카드'로 만들며 주도권을 되찾아온 것이다. 미국 언론과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회담 취소로 미국의 협상 입지가 한층 강화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워싱턴 외교가는 이번 정상회담 취소를 중국에 대한 경고 의미로 분석하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차례 '시진핑 배후론'을 제기하고 있으며 북한 김정은의 태도가 시진핑에게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에 대한 인식도 엿볼 수 있다고 외신은 분석 중이다. 청와대는 회담 취소가 발표되는 순간까지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해 미국이 한국에 대해 중재자로서 확고하게 신뢰하지 않음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