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완구 전 총리가 지난 4월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6.1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완구 전 총리가 전국 자유한국당 후보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가운데 지방선거 후 이 전 총리가 한국당 내 반(反)홍준표 세력의 수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총리는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주변으로부터 충남도지사와 충청 지역 재보궐선거 등 출마 권유를 숱하게 받았으나 정작 "당 지도부로부터 어떤 제안도 받지 못했다"며 홍준표 대표에 대한 서운함을 표시한 바 있다.
정치권은 이 전 총리가 충남도지사 또는 천안 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해 왔지만 이 전 총리는 4월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6.13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출마하면 바람을 일으키는 데 도움이 될 거란 얘기를 많이 들었고 당 지도부에 건의도 많이 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 지도부로부터 선거에 대한 어떤 제안도 받은 바 없다. 선거는 이기자는 건데 왜 그랬는지 의문이다."
이 전 총리는 애초 자유한국당 박찬우 의원의 공석으로 치러지는 천안갑 재선거에 출마할 계획을 주변에 알렸지만, 자유한국당은 길환영 전 KBS 사장을 영입, 천안갑에 전략공천했다. 이 전 총리의 출마를 차단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완구 전 총리가 6.13 지방선거 후 자유한국당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당권과 관련해 이 전 총리는 최근 기자회견과 각종 인터뷰에서 "지금 당권을 거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홍준표 대표 체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고 당 지도부에 대한 서운함도 표시하고 있는 상태다.
6.13 지방선거 전후로 자유한국당 내 '반홍준표 세력'이 이 전 총리를 중심으로 집결할 가능성도 크다.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패한다면 조기 전당대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 확실하다. 따라서 이완구 전 총리가 선거기간 동안 전국에서 유세 지원에 나서면서 당원들의 마음을 끌어들이고, 반홍(反洪) 세력이 이 전 총리의 당권 도전을 지원한다는 시나리오다.
자유한국당 한 관계자는 "홍준표 대표가 지방선거에서 그렇게 인물난을 겪으면서도 이 전 총리에게 아무 제안도 하지 않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이완구 전 총리가 전당대회에서 '태풍의 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