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태영호 전 주(駐)영국 북한대사관 공사의 국회 강연과 한·미 연합 훈련을 문제 삼아 남북고위급회담을 연기한 가운데 일부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태 전 공사 강연을 "대북 적대 행위"라고 비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추방을 요구하는 청원을 두고,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을 찾아온 이들을 추방하라는 발상 자체가 국민들로부터 전혀 호응을 받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런 비난을 하는 정치인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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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 |
국회 외교통일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경협 의원은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 회의에서 "(남북 간) 신뢰 문제가 담보되지 않으면 비핵화 검증도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부분에서 우리가 걱정스러운 것들이 (있는데) 대북 전단 살포 문제, 국회에서 태 전 공사가 기자회견 하면서 북한에 대해서 적대적 행위를 내질렀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북 전단 살포 등을 예로 들며 남북 합의를 깨려는 '악마의 속삭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가 스스로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재선인 김 의원은 당내 대표적 친노(親盧), 친문(親文)이다. 전남 장흥 출신으로 한국노총 부천지부 의장, 부천근로자장학재단 초대 이사장 등을 맡아 노동운동을 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시절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으로 근무했다.
김 의원은 과거 ‘비노(非盧)는 새누리당 세작(細作·간첩)’ 발언으로 ‘막말’ 파문에 휩싸인 바 있다.
김 의원은 “세작이란 표현은 적절한, 정확한 표현은 아니었다”면서도 “계파 프레임상 비노를 지칭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5선의 이석현 의원은 태 전 공사에 대해 "평화가 모든 국민의 바람이고, 살얼음 걷듯이 신중하게 해야 한다. 북한을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 시국에서 (태 전 공사를) 국회에 불러서 이런 걸 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풍선 몇 개 날리고 그런 거 보면 참 철없다"며 북한 인권 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도 비판했다. 이에 대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적하신 사항들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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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
서울 법대를 나온 이 의원은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14대 총선 때 원내 진출한 뒤 16대를 제외하고 5선을 기록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민주화추진협의회 기획위원과 평화민주당, 국민회의 등을 거쳐 ‘DJ맨’으로 분류된다. 1997년 8월 외국인에게 돌릴 목적으로 제작한 명함에 나라 이름을 ‘남조선’이라고 적었다가 ‘명함파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정치권에서 입수했다고 주장하면서 공개한 이 의원의 명함은 전면에 이 의원의 얼굴사진과 영문, 러시아어 이름, 후면에는 영문 이름과 의원회관 주소 및 '韓國(南朝鮮) 國會議員 李錫玄'이라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다.
파문이 일자 이 의원은 "명함에는 영어, 독어, 불어, 아랍어, 러시아어와 함께 한자문화권을 위해 한자와 일본어로 이름과 주소 등을 명기했다"며 "일본에선 우리나라를 한국(韓國)으로 표기하므로 한국으로 적고, 중국에선 남조선(南朝鮮)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한국(韓國) 뒤에 괄호를 치고 남조선(南朝鮮)이라고 적은 뒤 주소난에도 서울을 '한성·漢城'이라고 부연해 표기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이 의원은 "본의와 달리 오해의 소지가 있어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자성한다"고 사과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