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인민복 소재 영국산 '스카발'은 어떤 원단일까 : 월간조선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의 파스텔톤 패션이 주목받은 가운데 김정은이 입고 나온 세로줄 무늬의 인민복도 패션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조선일보>는 3일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김정은의 인민복은 영국제 최고급 원단인 '스카발'로 맞춤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의 인민복 상의는 옆 라인이 사다리꼴로 휘어진 형태다. 뱃살을 가리면서 편안함을 유지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하의는 바지통을 최대한 넓게 해 허벅지에 달라붙지 않게 만들었다. 초고도비만의 상징인 특유의 ‘팔(八)자걸음’이 잘 드러나지 않는 효과도 있다.

김정은의 인민복은 '스카발(Scabal)' 원단으로 제작됐다. 스카발은 영국에서 생산되는 고급 원단의 브랜드로, 국내에서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애용한 이탈리아산 '로로피아나' '에르메네질도 제냐' 등과 함께 부유층이 애용하는 원단이다 .

스카발은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한국 두 곳에만 직매장이 있으며 양복점에서 스카발 원단으로 남성용 정장을 맞췄을 때 가격은 300만~400만 원 정도다. 맞춤정장 가격은 섬유 혼용률과 제작방식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원단 자체가 고가여서 부유층이 주 소비층이며, 신혼부부의 맞춤예복용으로도 인기다.

서울 청담동 스카발 매장.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도 스카발을 애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9년 탈북한 한 고위 탈북자는 2011년 김정일 사망 당시 "1990년대 초반 장군님(김정일)의 옷감을 구해오라는 상부 지침을 받고 프랑스에 가서 캐시미어와 실크를 섞은 영국 스카발의 고급 원단 60야드(약 55m)를 사온 적이 있다”며 “1야드당 300달러씩 총 1만8000달러(약 2120만 원)를 지불했다”고 소개했다. 상·하의 옷 한 벌에 원단 4야드 정도가 쓰이는 것을 감안하면 원단가격만 1200달러(약 140만 원)가 되는 셈이다. 당시 패션계 관계자는 "스카발 원단 4m로 김정일 위원장의 인민복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최소 400만 원"이라며 "북한에서 구매 시 세금과 운송비를 포함하면 그 가격은 최대 800만 원까지 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일은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때 카키색 인민복을 입었다.

이 탈북자는 “남한의 경제 수준에선 엄청난 사치품이라 할 수 없지만 북한의 일반 주민들은 구경도 못하는 고가품”이라며 “김정일이 스카발에 빠져든 것은 서방의 유명인들이 스카발을 즐겨 입는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김정은 역시 아버지가 애용하던 스카발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