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일가 압수수색으로 주목받는 김영문 관세청장은 누구? : 월간조선

한진그룹 일가를 전격 압수수색한 관세청 김영문 청장의 이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관세청이 재벌 일가 자택의 압수수색을 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실상 압수수색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문 청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이 있다고 한다.

우선 김 청장은 문 대통령의 경남고 12년 후배이다. 김 청장은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 밑에서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한 경험도 있다. 당시 김 청장과 사정비서관실에서 함께 일했던 인사들 역시 현재 검찰 요직을 맡고 있다. 이성윤 대검찰청 형사부장과 조남관 국정원 감찰실장 겸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팀장이 그들이다.

2013년 11월 17일 김영문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 부장검사가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SAT기출문제 유출수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965년 울산 출신인 김 청장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부산지검 검사로 발을 내디뎠다. 이후 창원지검 거창지청, 대구지검, 인천지검, 법무부 범죄예방기획과에서 근무했다. 2015년 대구지검 서부지청 부장검사를 끝으로 검찰을 떠난 김 청장은 관세청장 발탁 직전까지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로 일했었다. 지평은 노무현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낸 강금실 변호사 등이 주축이 돼 2000년 설립했다.

문 대통령이 그를 관세청장으로 발탁한 데에는 김 청장의 치밀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 청장은 대구지검과 수원지검에서 각각 마약·조직범죄수사부 부장검사로 근무했는데, 마약 범죄 수사의 특성상 그의 꼼꼼한 업무 스타일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마약뿐 아니라 굵직한 사건의 수사도 맡았었다. 2014년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 부장검사 시절 국내 포탄제조기술과 장비를 미얀마 군부에 불법수출한 혐의로 무역업체 대표 등을 구속기소했다. 또 회삿돈 수백억 원을 유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로 보광그룹 전 부사장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하기도 했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관세청장은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최순실씨와 연루됐다는 의혹에 휩싸인 적이 있다. 이러한 관세청을 개혁하려면 검사 출신이 청장이 돼야 한다는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돼 김 청장이 임명됐다는 후문도 있다.

지난해 7월 김영문 변호사를 관세청장으로 임명하자,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 청장은 검사 시절 첨단범죄 수사통으로 인정받았던 법조인”이라며 “청렴하고 강직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관세청을 국민과 기업에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게 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윤 수석은 “관세청과 관련해 여러 내부개혁의 필요성이 대두됐던 만큼 내부인사보다 외부인사 가운데 개혁을 주도할 적임자를 찾았다”며 “그 과정에서 김 청장이 임명된 것”이라고 말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