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하는 김경수 의원이 '드루킹' 김씨에게 메시지 14개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드루킹은 김 의원의 메시지에 "처리하겠다"고 답문까지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메시지로 언론기사 링크를 보내고 '처리하겠다'는 답이 온 것은 기사에 대한 댓글조작을 의미한다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김씨가 대부분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냈고 김 의원은 거의 읽지조차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19일 '김경수 의원도 드루킹에게 기사 인터넷 주소(URL)를 보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경찰은 이날 "2016년 11월부터 올 3월까지 김경수 의원이 드루킹에게 14개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고 확인했다.
경찰은 "14건 중 10건이 URL"이라며 "이 사항은 수사 보안상 공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20일에는 "드루킹이 김 의원의 메시지에 처리하겠다는 답문을 보냈다"고도 밝혔다. 경찰이 언론에 거짓말을 한 셈이다.
19일 경찰이 공개한 URL 10건은 국정농단 사태가 한창이던 2016년 11월 25일부터 19대 대선 이후인 2017년 10월 2일까지 언론보도다.
내용은 JTBC 프로그램 <썰전>의 문재인 대통령 인터뷰, '문재인 후보 측 치매설 유포자 경찰에 수사의뢰' '문재인 캠프 SNS, 댄스 자제령'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상곤, 법무 안경환, 국방 송영무' 등의 기사다.
반기문 전 총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위해 봉하마을에 내려가자 친노 진영 등이 반발하고 있다는 내용도 있어 김 의원이 드루킹에게도 보냈을 수 있다고 했던 '후보에 관해 좋은 기사'나 '홍보하고 싶은 기사'와는 기사 성격상 차이가 있다.
이 가운데 2건은 현재 삭제 등 이유로 열리지 않는 상태다. 10건 중 2건을 제외하고 모두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링크돼 있다.
경찰은 그동안 '드루킹'이 김경수 의원에게 기사 URL과 제목, 댓글 조작 활동 내용 등을 보냈지만, 김 의원이 드루킹에게 보낸 문자는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등의 의례적인 내용밖에 없었다고 밝혀왔다.
경찰은 해당 URL들을 수사 보안을 이유로 그간 공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수사 신뢰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