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4년·오세훈 5년'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감소율 각각 20% 이상... 박원순 6년은 미세먼지 6.4% 감소, 초미세먼지 4% 증가 : 월간조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의 주요 의제 중 하나는 ‘미세먼지 대책’이다. 미세먼지가 ‘숨 쉴 권리’를 위협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 박영선·우상호 의원은 4월 14일, 1차 토론에서 미세먼지를 주제로 공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박 시장은 서울시 미세먼지 현황에 대해 “전체적으로 좋아지기는 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박 시장 발언이다.

“미세먼지를 크게 보면요. 아주 심각한 날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점점 더 전체를 보면 좋아지긴 했습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통계가 말해주는 바죠."

이는 박영선 예비후보가 “박원순 시장 6년간 바뀐 서울 풍광 가운데 제일 바뀐 것은 마스크 쓰고 다니는 것”이라며 “박 시장이 두 번째 서울시장 선거 때 4년간 초미세먼지 20% 줄이겠다고 했다. 결국 공약도 못 지키고 더 악화됐다”고 지적한 데 따른 대답이었다.

《월간조선》은 3월호(2월 17일 발간)의 〈미세먼지 줄이겠다며 3일 동안 ‘공짜 버스·지하철’에 150억원 쓴 박원순(朴元淳)〉과 4월호(3월 17일 발간)의 〈지난 선거 때 “4년 동안 초미세먼지 20% 이상 줄이겠다”던 박원순의 공약 이행 현황 점검〉이란 제하의 기사를 통해 연도별 서울시의 미세먼지 증감과 ‘박원순 서울시’의 미세먼지 대책을 집중적으로 점검했었다. 이에 따르면 박 시장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측면이 있다. 박 시장이 강조한 ‘통계’에 따르면 그렇다.

미세먼지 때문에 뿌옇게 된 서울의 전경이다. 사진=뉴시스

더구나 《월간조선》이 인용한 통계는 ‘박원순 서울시’의 통계다. 그럼에도 박 시장은 서울시 미세먼지 현황에 대해 “전체적으로 좋아지기는 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그가 서울시 미세먼지 현황에 대한 파악을 못 하고 있거나, 사실을 호도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장직을 맡은 건 2011년 10월 27일이지만, 시기를 고려하면 당해 연도는 '오세훈 시정'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2011년과 2017년의 통계치를 비교하면 '박원순 주장'의 진위를 파악할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 서울시 산하 서울보건환경연구원과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시 대기환경정보’에 따르면 ‘박원순 취임’ 이후 서울시 연간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011년 47㎍/㎥에서 ▲2017년 44㎍/㎥로 줄었다. 6년 동안 단 3㎍/㎥ 감소했다는 얘기다.

초미세먼지의 경우에는 ▲2011년 24㎍/㎥에서 ▲2017년 25㎍/㎥로 1㎍/㎥ 증가했다. 이를 놓고 오세훈 시장 재임 마지막 해인 2011년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다고 내세우긴 쉽지 않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 측은 이와 관련해서 15일, “초미세먼지 수치가 2002년 40㎍이었으나 2017년 현재 25㎍으로 총량이 줄어들었다는 것이 발언의 취지”라고 주장했다. 박 시장이 ‘박원순 시정 6년’에 대해 물었더니 ‘이명박·오세훈 시정 9년’까지 뭉뚱그려 얘기한 셈이다. 박 시장의 성과를 제대로 측정하기 위해선 ‘이명박·오세훈 시정’과 ‘박원순 시정’을 분리해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연간 평균 농도 기준)는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취임한 2002년부터 오세훈 전 시장이 이른바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되고 나서 사임한 2011년까지 서울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 변화상을 보면 그렇다.

이명박(위),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의 미세먼지 농도는 38%, 초미세먼지 농도는 40% 감소했다. 사진=뉴시스

서울보건환경연구원과 ‘서울시 대기환경정보’에 게시된 통계에 따르면 이명박·오세훈 시장 재임 기간 서울시의 연간 미세먼지 농도는 76㎍/㎥에서 47㎍/㎥로 줄었다. 38% 감소한 셈이다. 초미세먼지의 경우엔 9년 동안 40㎍/㎥에서 24㎍/㎥로 줄었다. 40%나 감소했다는 얘기다.

시장별로 보면, 이명박 서울시장 재임 4년 동안 서울시의 미세먼지는 21%(76㎍/㎥->60㎍/㎥), 초미세먼지는 25%(40㎍/㎥->30㎍/㎥) 감소했다. 오세훈 시장 재임 5년의 경우엔 미세먼지가 22%(60㎍/㎥->47㎍/㎥), 초미세먼지가 20%(30㎍/㎥->24㎍/㎥) 줄었다.

반면, 박원순 시장 재임 6년 동안에는 미세먼지가 6.4% 감소했고, 초미세먼지는 4% 증가했다. 해당 통계로만 따지면 ‘박원순 시정’ 6년(2012~2016년) 동안 서울시의 미세먼지 또는 초미세먼지 문제가 개선됐다고 보긴 쉽지 않다. 두 자릿수였던 전임 시장 시절 미세먼지 또는 초미세먼지 감소율과 달리 한 자릿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박 시장은 “통계가 말해준다”며 자신 있게 주장했다.

다음은 이명박, 오세훈, 박원순 서울시장 재임 기간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오존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아황산가스 등 연도별 주요 오염물질 현황을 정리한 도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