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연구개발’ ‘인수합병’ 비율은? 국내 산업 혁신 어디까지 왔나 : 월간조선

자원 부국이 아닌 나라는 어떻게 먹고 사는가? 기술 연구와 인재 발굴이 일국의 먹거리 산업을 성장시킨다. 우리나라 산업의 경쟁력도 혁신에서 나온다. 신상품 R&D(연구개발), 제조업 투자, 마케팅 전략 등 치열한 혁신을 통해서만,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차세대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

더욱이 앞으로는 인공지능 등 기계 문명이 인간 능력을 압도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다. 개인도 기업도 국가 산업도 달라지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 국내 산업의 혁신 현황은 어느 정도일까. 현대경제연구원의 최근 연구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정리해 이를 가늠해본다.

연구개발 각광 받는 산업은 '정보통신기술(ICT)'

국내 산업은 기술개발과 사업개발 혁신에 기반을 둔 생산성 증대 전략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그렇지만 저수익성 사업구조를 띠고 있어 혁신보다는 현상 유지에 의존하고 있으며, 고성장업체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내부 혁신 활동 중 국내 총 연구개발 비용에서 1위 기업 의존도가 지나치다. 한국은 국내 총 연구개발에서 기업 비중이 74.5%다. 이는 미국(64.2%), 독일(65.6%), OECD 평균(62.2%)보다 높고 일본(78.0%)보다는 약간 낮은 수준이다. 그리고 기업부문 연구개발에서 5대 기업 비중이 44%로 높고 특히 1위 기업 비중이 28%로 가장 높다.

사진=조선DB

간단히 말해, 1위 대형 기업(자본금 500억원 이상)들은 신기술 및 신상품 연구개발에 투자를 많이하는 반면, 중형 기업(자본금 100~500억원 미만)의 투자는 저조한 편이다. 가령 전산업은 2011년 이후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을 강화했다. 이중 대형기업 비율은 3.3%에 달한 반면, 중형 기업은 1.7%로 차이를 보였다.

최근에는 첨단기술제조업 연구개발비 중 94.2%가 정보통신기술(ICT)에 투입되고 있다. 미국, 일본, 독일은 첨단기술제조업 연구개발비 중 약 50~60%는 ICT, 약 30~40%는 제약에 투입하고 있다.

서비스업은 연구개발 비중이 낮은 데도 불구하고 관련 투자액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전문 과학 기술 서비스 업종이 저조하다. 미국, 일본, 독일보다 크게 낮다. 2015년에는 서비스에 투입되는 연구개발 비용이 기존의 8.0%에서 2.2%로 더 줄었다.

혁신기업 비중, 독일은 67% 한국은 58%

국내외 시장에서 ‘최초 제품’ 출시가 줄고 있다. 혁신 활동을 수행한 기업 비중이 58%(2013~2015년)로 나타나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독일(67%)보다 떨어진다. 특히 독일과는 제품 혁신과 조직, 마케팅 혁신에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또한 외부 자원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혁신하는 기업 활동들이 부족하다. 가령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한다든지, 상대방의 노하우, 특허권을 구매한다든지 하는 이른바 ‘개방적 혁신’ 작업이 부족하다.

사진=조선DB

가령 외부와 협력해 제품 및 공정혁신을 수행하는 경우가 국내 제조업은 2013~2015년 19.3%였다. 이는 2011~13년 31.3%에 비해 대폭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준 서비스업도 21.7%에서 12.4%로 떨어졌다. 반면 해당 기준에 의거, 일본의 경우 제조업은 62.0%, 서비스업은 59.0%가 ‘개방적 혁신’ 작업을 하고 있다.

제조업 혁신이 시급

인수합병(M&A)도 업종별로 살펴보면 저조한 편이다. 인수합병은 외부 경영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인수하거나 두 기업이 하나로 합병하는 전략이다. 인수합병 비율 중 제조업의 경우가 크게 감소했다.

전체 산업의 인수합병 비율의 경우, 2012~2014년에 비해 2015~2017년 24.6%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제조업은 오히려 24.2% 줄었다. 반면 중국 제조업의 인수합병 비율은 84.1%, 일본은 59.6%, 미국은 42.4%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혁신은 외국과 비교해 아직도 저조한 편이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첫째, 당국 차원에서 4차산업혁명 트렌드에 대응해 장기적·거시적 시야에서 민간 부문의 ‘혁신 투자’를 촉진하는 포괄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둘째, 창업벤처에서 중소기업,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을 지원하는 ‘성장 사다리’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