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김창선'은 新 대북 라인인가? : 월간조선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지난 5일 남북정상회담 실무회담에서 김정은의 최측근 김창선과 만난 것을 두고, 윤 실장의 보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윤건영 실장은 청와대로 올라오는 정보를 취합하는 국정상황실을 맡아 문재인 청와대의 ‘숨은 실세’로 불린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계 입문 때부터 문 대통령을 보좌해 온 윤 실장은 서울시 성북구의회 의원으로 지방 정계에 발을 들인 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실 행정관, 정무기획비서관을 지냈다.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 비서실 팀장, 2017년 대선 때에는 캠프 상황실 부실장을 역임했다.

그는 20대 총선정국 공천파문 당시 문 전 대표와 김종인 대표의 독대 자리에 유일하게 배석했었다. 원래 국정상황실장의 공식 역할은 ‘치안 및 소방 관리’이지만, 윤 실장은 공식 역할 외에 정보 및 정무적 측면에서 대통령의 최근접 참모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 안팎의 평가다.

그런 윤 실장이 보폭을 넓혀 남북 대화 국면에도 빠짐없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건영 실장은 지난 2월 특사단의 일원으로 북한을 다녀왔었다. 지난 1일과 3일 열린 우리 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을 위해 재차 방북했기도 했다. 4일 예술단과 함께 귀국한 윤 실장은 하루 만에 다시 북측 인사들을 만난 것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실장은 문 대통령의 임기 끝까지 함께할 대표적인 인물”이라며 “남북 교류가 임기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일찌감치 윤 실장을 대북 접촉에 포함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실장의 카운트파트인 김창선은 김정은의 비서실장 격인 서기실장직을 맡고 있다. 김창선은 2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수행해 방남했고, 방북 특사단과 김정은의 만찬에도 배석했었다. 김창선의 정확한 직함은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는데, 북측은 이날 ‘국무위원회 부장’이라는 다소 생소한 직함으로 소개했다.

김창선 역시 김정일 시대부터 노동당 서기실에서 근무해 '김씨 왕조의 집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고 한다. 김정은에게 올라가는 모든 보고가 그의 손을 거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의 '복심'이자, 두 사람의 내밀한 사정을 잘 아는 윤건영-김창선이 마주 앉은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집사 라인'이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