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대통령 경호처장, '이희호 경호' 중단 안 하면 '직권 남용'으로 형사고발하겠다!" : 월간조선

3월 29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씨 등에 대한 대통령 경호처 경호 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다. “이희호씨 개인을 위한 법률 개정”이란 이유에서다. 지난해 10월 대통령 경호처가 제출한 해당 개정안은 올해 3월 22일 국회 운영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체계·자구 심사를 하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발목이 잡힌 셈이다.

이와 함께 대통령 경호처가 경호 기간이 만료된 이씨에 대한 경호 업무를 경찰에 이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됐다. 현행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과 그 배우자는 대통령 퇴임일로부터 10년 동안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를 받을 수 있다. 이어 전직 대통령 측의 요청이 있거나 경호처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5년을 연장할 수 있다. 한마디로 최장 15년 동안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5년 연장’ 대목은 2013년에 신설됐다.

해당 내용이 추가된 건 2013년 당시 이희호씨가 자신에 대한 경호 기간이 끝나갈 때 “10년 동안 같이 지낸 사람들과 헤어지기 어렵다. 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주장한 데서 비롯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박지원 현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에 따라 경호 기간을 5년 더 연장하는 소위 ‘이희호 경호법’을 발의했다. 특정인을 위해 법률을 고친다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2013년 3월 해당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신용욱 대통령 경호처 차장은 3월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전직 대통령과 그 배우자에 대한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 담당 기간을 연장하는 법률 개정안을 놓고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과 문답을 나눴다. 사진=뉴시스

이른바 ‘이희호 경호법’에 따라 이희호씨는 2018년 2월 24일까지 대통령 경호처 경호를 받을 수 있었다. 현행 법률대로라면 현재 그의 경호는 경찰이 맡아야 하지만, 아직 이씨 경호는 대통령 경호처가 하고 있다. 법률에 명기된 기간을 초과해서 이씨가 대통령 경호처 경호를 받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와 관련,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과 신용욱 대통령 경호처 차장이 3월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나눈 문답이다.

〈김진태: 우리 경호차장님?
신용욱: 예
김진태: 지금 이희호 여사에 대해서 청와대 경호실에서 경호하고 있습니까.
신용욱: 예, 그렇습니다.
김진태: 언제 끝납니까.
신용욱: 원래는 지금 기간이 종료됐습니다.
김진태: 그런데 어떻게 하고 있어요?
신용욱: 현재는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제4조 6항에 근거해서 경호처장이 인정하는 요인에 한해서 경호를 제공하게 돼 있는데 지금 현재 법안이 계류 중이기 때문에 현재 이 법안 추이를 봐가면서 그 여부는 결정을….

(기자 주: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대상을 명기한 현행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제4조엔 신용욱 경호처 차장이 얘기한 ‘6항’이 존재하지 않는다. 단, 1항 6호엔 “그 밖에 처장이 경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국내외 요인”이란 식으로 경호처장이 경호대상을 임의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있지만, 이보다 앞선 3호에서 “퇴임 후 10년 이내의 전직 대통령과 그 배우자”라고 경호대상을 명기하고 있다. 따라서 6호의 ‘처장이 인정하는 요인’은 앞선 제4조 1항 1~5호에 언급된 인사 외에 '경호가 필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해당 조목은 이희호씨와 무관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김진태: 이게 지금 무슨 얘기예요? 퇴임 후 현행법에 의하면 15년까지 하게 돼 있잖아요?
신용욱: 예.
김진태: 그런데 지금도 하고 있다? 퇴임한 지 15년 더 지나셨는데?
신용욱: 그러니까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김진태: 경호처장이 그냥 필요하면 할 수 있다?
신용욱: 경호처장이 단독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고 경호 대상자가 요청도 있고, 그런 측면을 고려해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현행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제4조 1항 3호는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대상으로 퇴임 후 10년 이내의 전직 대통령과 그 배우자를 경호대상으로 명기하고 있다.

김진태: 아니, 그럼 법을 뭐하러 바꿔요? 그냥 하고 있는데!
신용욱: 이건 위원님들이 한시적으로 여기서 결정해 주신 대로 하기 때문에, 상시 끝까지 하자는 게 아니고 국회에서 결정해 주시면 저희는 거기에 맞게 할 예정으로...
김진태: 아니, 정확히 봅시다. 대통령이나 그 배우자에 대해서는 청와대 경호실에서 10년 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에 5년 연장할 수 있잖아요?
신용욱: 예, 그렇습니다.

김진태: 그 ‘10년+5년’이 오늘 현재 지났죠?
신용욱: 예, 그렇습니다.

김진태: 그런데도 경호를 하고 있다?
신용욱: 예.
김진태: 이게 뭐 하는 거예요? 이거 정말. 법도 필요 없네, 그냥.
신용욱: 아닙니다. 과거에도 두 차례 이희호 여사에 대해서 법안이 계류 중일 때는 그 법안이 국회 의결…
김진태: 이게 지금 뭐야! 법을 어떤 식으로 운영하는지도. 이거 완전히 형편없고요. 나라 질서가 다 무너지다 보니까 법이 그렇게 돼 있는데도 자기들 마음대로 지금 운영을 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 불법 상태가 되니까 법을 보완해서 개정시켜 달라고 들고온 모양인데, 한두 개 지금 따져야 할 문제가 아닙니다. 일단 이 법은 2소위로 보내주십시오.〉

같은 날, 김진태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청와대 경호처가 법에 근거도 없이 이희호 여사를 ‘황후경호’ 하고 있는 것이 들통났다”며 다음과 같이 적었다.

〈전직 대통령 배우자는 최대 15년간 경호처의 경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럼 DJ가 퇴임한 지 15년이 지난 금년 2월까지만 경호처 경호를 받아야 하는데 오늘 현재까지도 경호처가 경호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다 문제가 될 것 같으니 기간을 5년 연장해 달라는 법안을 들고온 겁니다. 국회 법사위에 제가 있는데 이런 법이 통과되겠습니까? 당연히 반대해 막았습니다.

퇴임 후 15년이나 경호처 경호를 받았고 이제부턴 경찰이 인계받아 경호해 주는데 그걸 마다하고 계속 경호처 경호만 받게 해달라는 겁니다.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은 감옥에 보내고,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은 경찰 경호를 받고 있는데 이희호 여사만 경호처 경호를 받아야 할까요?

이런 ‘1인을 위한 법’이 어딨습니까? 대통령 경호처장은 당장 이희호 여사에 대한 경호를 중단하고 경찰에 넘기고, 불법경호에 대한 직권남용 책임을 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