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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차주'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취약차주란 3곳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저소득자(하위 30%), 저신용자(7~10등급)를 뜻한다. 작년 말 국내 취약차주들은 100원 소득을 벌면 24.4원을 대출 이자를 갚는 데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정책금리 인상으로 한국의 기준금리까지 덩달아 높아지면 취약차주들이 겪는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지난 29일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국내 취약차주는 149만9000명이다. 전체 가계대출자 1876만 명 중 8%로 재작년 대비 3만3000명 증가했다. 이는 한은이 해당 통계를 작성한 2014년 이후 최대 숫자다.
150만 취약차주들이 빌린 총액은 82조7000억 원. 부채가 80조 원이 넘는 경우도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가계대출의 6%에 해당한다. 취약차주들은 대출의 66.4%를 상대적으로 이자가 높은 비은행권에서 빌렸다. 주로 상호금융(26.2%), 신용카드 등 여신전문금융업체(15.5%), 대부업체(10.2%)에서 돈을 빌렸다.
대출 부담이 가장 극심한 경우인 '다중 채무·저소득·저신용'을 함께 겪는 대출자는 41만8000명이었다. 전체 가계대출자의 2.2% 수준이자 재작년 대비 1만2000명이 늘어났다.
작년 말 기준 취약차주의 이자 DSR(총체적상환비율)은 24.4%였다. 취약차주가 아닌 대출자들이 부담하는 이자 DSR(8.7%)의 2.8배 정도다. 전체 가계대출자의 이자 DSR은 9.5%였다. 취약차주 10명 중 2명은 소득 100원 중 40원 이상을 이자 갚는 데 사용했다.
향후 대출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취약차주 이자 DSR은 26.1%로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리가 2%포인트, 5%포인트 오르면 취약차주 이자 DSR은 각각 27.8%, 31.9%까지 오르게 된다.
저신용자를 중심으로 가계 대출 부실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저신용자 중 연체자 비중은 재작년 4분기 38.4%에서 작년 4분기 41.7%로 증가했다. 부동산 투자에 나선 고소득(상위 30%)자, 고신용(신용등급 1~3등급)자들이 대출을 늘리면서, 전체 가계대출자 중 연체자 비율은 2% 후반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한편 가계부채는 작년 말 기준 총 1450조9000억 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8.1% 늘었다. 가계부채 증가율은 전년(11.6%)에 비해 감소했으나, 예년(2012~2014년) 평균치인 5.8%에 비해서는 아직도 높은 편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7.6%)보다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8.3%)의 증가율이 더 높았다. 비은행(7.3%)권이 은행(7.0%)권보다 가계대출이 더욱 가파르게 늘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