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봉주 전 의원에게 성추행당했다고 주장한 A씨가 27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A씨의 사진은 공개되지 않았다.
성추행 논란에 휘말린 정봉주 전 의원이 결국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피해자의 당일 사진과 정 전 의원의 카드 영수증 등의 증거로 "그날 그 장소(여의도 렉싱턴호텔)에 간 사실조차 없다"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최후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2011년 12월 정봉주 전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A씨가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해당 날짜 호텔 사진을 공개했다.
이어 27일 밤 정 전 의원이 언론사와 최초 보도 기자에 대한 고소를 취하한 사실이 알려져 정 전 의원의 성추행 공방은 정 전 의원에게 불리한 쪽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애초 그날 문제의 장소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 아예 가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으나, 해당 날짜의 증거자료를 찾던 중 그날 오후에 렉싱턴 호텔에서 결제한 본인 카드 내역을 확인하고 고소를 취하했다.
정 전 의원은 28일 오전 입장문을 내 "기억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후 정오 무렵 본인의 페이스북에 "자연인으로 돌아갑니다"라는 글을 올려 정계 은퇴의 뜻을 밝혔다.
A씨는 27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1년 12월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렉싱턴 호텔 1층 레스토랑 겸 카페에서 정 전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정황을 다시 설명하며 자신의 언론 인터뷰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처음 A씨 폭로 후 정 전 의원은 당일 행적을 보여주는 사진 781장의 일부를 공개했다. 정 전 의원은 “렉싱턴 호텔에 간 일이 없고 A 씨가 주장하는 사건 발생 시점인 오후 1∼2시경에는 다른 곳에 있었다. 범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A씨는 사건 발생 시점인 당일 오후 5시37분 해당 카페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하고 "기억이 헷갈려 시간에 혼선을 빚었다"고 해명했다.
또 정치적 의도라는 비난도 일축했다. A씨는 “5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미투 사건’ 후 폭로를 결심했다. 6일 결정했고 7일 보도가 됐다. 정 전 의원의 출마 발표 시기는 전혀 몰랐고 고려 대상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3일 해당 매체와 기자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등으로 고소한 상태다. A씨는 고소대상이 아니었다. 그런데 27일 오후 정 전 의원은 변호인을 통해 고소를 취하했다.
또 정치적 의도라는 비난도 일축했다. A씨는 “5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미투 사건’ 후 폭로를 결심했다. 6일 결정했고 7일 보도가 됐다. 정 전 의원의 출마 발표 시기는 전혀 몰랐고 고려 대상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3일 해당 매체와 기자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등으로 고소한 상태다. A씨는 고소대상이 아니었다. 그런데 27일 오후 정 전 의원은 변호인을 통해 고소를 취하했다.
고소 취하의 사유는 문제의 호텔에서 정 전 의원이 그날 오후에 쓴 카드 내역이 나왔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2011년 12월 23일 저녁 6시쯤 정 전 의원이 호텔에서 자신의 카드를 사용한 내역이 확인된 것이다. 당일 여의도 호텔에 방문한 적이 없다던 정 전 의원의 주장에 배치되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온 것이다.
이에 정봉주 전 의원은 28일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보내고 "직접 카드사용 내용을 확보해 검토한 결과 27일 해당날짜 결제 사실을 확인하고 즉시 스스로 경찰 측에 자료를 제공한 뒤 곧 바로 프레시안 기자들에 대한 고소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애초 2011년 12월 23일 렉싱턴 호텔에 간 사실 자체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 "7년 전 일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저도 너무도 오래된 일이어서 기억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았다"며 "당일의 동선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프레시안 보도에 따라 해당 시간 행적을 재구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A씨가 27일 기자회견에서 오후 5시 이후 렉싱턴 호텔 내 사진을 공개함에 따라 5시 이후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던 중 그날 오후 6시43분의 뉴욕뉴욕 결제내역을 자신이 스스로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여전히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저는 이 사건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며 "그래서 처음부터 분명하게 입장을 밝혔고 관련 사진, 관련자들의 진술, 제보내용 등을 통해 더욱 자신했지만, 직접 나서서 결제 내역을 확보했고 이를 제 눈으로 확인한 이상 모두 변명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억이 없는 것도 저 자신의 불찰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입장과 거취에 대해서는 빠른 시간 안에 직접 별도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억이 없다"는 변명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정 전 의원은 28일 정오 본인의 페이스북에 "자연인으로 돌아갑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글을 통해 "제 자신 스스로의 문제를 미처 보지 못했다. 누구를 탓할 생각도, 원망도 없다. 이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다"라며 "모든 공적 활동을 접고 자숙하고 또 자숙하면서 자연인 정봉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