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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혐의로 구속된 이윤택 연출(전 연희단거리패 대표) 고소인 일부가 배우 곽도원씨에게 금품을 요구하며 협박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이를 둘러싼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발단은 지난 24일 변호사 출신이자 곽씨의 소속사 대표인 임사라(오름엔터테인먼트 대표)씨가 자신의 SNS에 이윤택 피해자 중 4명이 불순한 의도로 곽도원을 만나 금품을 요구했다고 폭로하면서부터다.
이씨 고소인 4명, 곽씨에게 금품 요구?
임 대표의 주장에 따르면, 이윤택 고소인 17명 중 4명을 곽도원씨와 함께 만났다고 한다. 곽씨는 그 전날 연희단거리패 후배들로부터 ‘힘들다, 도와달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고 임 대표와 약속장소에 나갔다가 금품 요구를 받았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그들은 '곽도원이 연희단 출신 중에 제일 잘나가지 않느냐, 다 같이 살아야지, 우리가 살려줄게'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임사라 대표) (이윤택 고소인단) 17명 전체를 돕거나, 변호인단에 후원금을 내겠다고 하자 (4명은) 버럭 화를 냈고, 그 뒤 곽도원에게 ‘피해자들 중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건 우리 넷뿐이니 우리한테 돈을 주면 된다. 알려주는 계좌로 돈을 보내라’ 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또 이들이 자신에게 공갈 협박성의 말을 했다고도 했다. 임 대표는 조만간 관련 녹취파일, 문자내역을 이윤택 고소인 변호인단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대표는 "4명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나머지 13명의 피해자들의 진실성이 훼손된다고 판단해 그들을 고소인단에서 제외할지 아니면 그들을 안고 갈지는 101명의 공동변호인단이 깊은 고민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월 곽씨는 미투 운동 가해자로 지목됐으나 즉각적인 반박으로 사실이 아님을 밝힌 바 있다.
"꽃뱀으로 매도해 2차 피해"
이에 극단 콩나물의 대표이자 이윤택 연출 고소인 중 한 명인 이재령씨는 "네 명의 후배들은 금품 요구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곽도원 측에 금전적인 협박을 한 적이 전혀 없다. 아이들(피해자)들을 꽃뱀으로 매도해 2차 피해를 보게 됐다"고 반박했다.
이윤택씨 고소인 중 한 명이자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도 "녹취본 반갑다"는 말과 함께 "꼭 전문으로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순진하게 선배 만나러 나갔다가 당한 봉변이라 제대로 된 녹취도 없었다. 편집하시면 변호사님 의혹 제기에 흠 생길 수도 있으니 꼭 전문으로 부탁드린다"며 임 변호사와 곽도원 측 주장을 거듭 반박했다.
녹취록 공개되나?
양측의 공방 속에 진실을 가려줄 녹취 파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임 대표는 녹취 파일의 편집본이 아닌, 전문을 이윤택 고소인의 변호인 측에 전달했다고 알렸다. 녹취록에는 만남 전날 곽도원과 후배들의 통화 내용, 24일 이재령 대표와의 통화 내용, 같은 날 저녁 후배 중 한 명이 곽도원에게 보냈던 메시지 등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이윤택 피해자 소송지원단 이명숙 변호사는 한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배우 소속사 대표가 소셜미디어에 개인적 입장을 올리는 행태는 무책임하고 성급하다. 임 변호사의 글은 왜곡된 부분이 많아 오해 소지가 다분히 있으며, 전체 상황에 대한 설명도 아니다. 명백히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나온 보도에 의하면, 이윤택 고소인의 변호인 측은 해당 녹취록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돌연 박훈 변호사 가세... "곽도원을 아주 시궁창으로 몰아넣었다네"
이들의 공방에 박훈 변호사도 가세했다. 27일 임사라 대표의 페이스북 계정에 댓글을 달며 임 대표를 공격한 것이다. 박 변호사는 "임 변호사! 나는 당신과 곽도원 배우 간의 관계를 알고 있다"며 "진짜 이윤택 사건의 피해자들이 '꽃뱀짓'을 했나? 진짜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그럼 내가 당신과 곽도원 관계에 대해 소설을 써도 되는가? 당신 소설처럼 그렇게 그럴싸하게 써도 되는가?"라며 "당신 그러면 나한테 전화나 문자로 뭔가 오겠지. 분기탱천해서. 그래서 그중 일부를 지우고 공개할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18년 차 변호사로서 충고하는데 어설픈 짓 그만하시게나. 안타까워 하는 말이네"라며 "자네는 아주 몹쓸 짓을 했다네. 곽도원이 자네를 지지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자네는 곽도원을 아주 시궁창으로 몰아넣었다네. 그만 사과하고 물러나게나"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왜 임 대표를 공격하나?
박 변호사는 "'꽃뱀'을 폭로한 연예기획사 대표이자 4년 차 변호사의 시건방진 글을 읽다가 뒷목이 시큰거렸다"고 비판했다. 박훈 변호사는 임 대표가 이씨의 고소인 4명에게 한 '말투만 들어도 꽃뱀을 알아맞힐 수 있을 정도로 촉이 생긴다'는 표현을 두고 "같잖고 시건방진 말을 서슴없이 내뱉고 있다"고도 했다.
박 변호사가 임 대표를 정면 비판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훈 변호사는 민노총 소속 변호인으로 활동한 적 있다. 최근엔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 정 전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의 변호를 맡은 인물이기도 하다.
양측의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변호사까지 가세한 것을 두고, 미투운동의 본질이 왜곡돼 한 개인을 괴롭히는 수단으로 변질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