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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 중 전문과 기본권 부분의 내용과 조문 배경 등을 설명하고 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흘에 걸쳐 대통령 개헌안을 발표한 것을 두고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야당은 '대통령 비서가 국회와 국민을 가르치려 드는 것'이란 취지로 반발하고 있고, 여당 내에선 조 수석이 나섬으로 인해 야당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26일 자 ‘조선일보’는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의 말을 인용, "국회에 출석하는 국무총리나 법무장관이 개헌안을 발표했으면 야당의 반발이 덜 했을 텐데 조 수석이 나서는 바람에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여당 의원도 “조 수석이 현 정부 출범 후 야당의 거듭된 국회 출석 요구에도 나온 적이 없다"며 "그런 조 수석이 국회에서 논의해야 할 대통령 개헌안을 발표하니 '일방 통보'라고 야당 반발을 사는 것"이라고 했다.
조국 수석은 "(개헌안 발표는) 당연히 민정수석이 해야 할 의무이자 책무"라며 "개헌안은 민정수석실과 정무수석실이 연합해서 했고, 실제 조문 작업은 민정수석실이 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 개헌안이 관철될 수 있도록 야당을 설득하는 게 중요하지 담당이 누구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고 ‘조선일보’에 밝혔다.
개헌 과정에서 조국 수석이 전면에 나서는 데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배보윤 전 헌법재판소 공보관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 개헌 절차가 위헌적인 요소가 짙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배 전 공보관은 ‘문 대통령은 변호사 출신, 조국 수석은 법대 교수 출신이고 개헌안을 만든 팀 중에는 법 절차를 아는 사람들이 있었을 텐데 이게 위헌 요소라면 체크 안 했을 리가 있을까요’란 질문에 “정말 상식 밖이다. 의견 수렴과 조율도 전혀 거치지 않았다. 공청회 한번 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원로 헌법학자 허영 교수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조 수석이 무슨 자격으로 그런 걸 발표하나. 그 사람은 아무 레지티머시(Legitimacy ·정당성)가 없다. 단지 대통령의 신임이 있을 뿐이다. 국회의원에 대해 책임지는 법무부 장관도 아니고, 국민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고검장 출신의 현직 변호사 A씨는 조국 수석이 전면에 나선 이유에 대해 “민정수석이 (개헌에) 나섰다고 해서 법적인 하자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전제하며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고 대외적으로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좋은 조 수석을 앞세운 것 같다”고 분석했다. A씨는 “조국 수석이 헌법에 전문성이 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민정수석은 원래 대통령의 법무참모 성격이 강해 이번 청와대발(發) 개헌 작업을 진두지휘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