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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
"온라인상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인터넷실명제 완전 폐지를 추진하겠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4월 28일 내놓은 공약집 '나라를 나라답게'를 보면 공직선거법, 게임산업법 등 개별법에 규정된 인터넷실명제 규정을 없애겠다는 내용이 있다.
이와 관련 당시 문 후보측은 이는 지난 2012년 인터넷실명제에 대한 위헌 결정이 내려진 뒤에도 개별법에 규제조항이 잔존해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후보 중앙선대위의 유승희 표현의자유위원장도 대선 과정에서 '인터넷 실명제' 폐지를 비롯한 '표현의 자유'를 약속했다.
사실 인터넷실명제는 2007년 7월 악성댓글 등에 따른 사회적 폐해를 막고자 포털 게시판 등을 중심으로 도입됐다.
손모씨 등 3명은 유튜브, 오마이뉴스 등 인터넷 게시판에 댓글 등을 쓰려 했지만, 인적사항을 등록할 것을 요구 받았다며 이는 '사생활의 자유와 언론·출판의 자유 침해'에 해당한다며 헌법 소원을 냈다.
인터넷 매체 미디어오늘도 방통위가 2010년 익명으로 의견을 인터넷에 올리지 못하게 한 결정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직업수행의 자유 침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법재판소는 2012년 8월 23일 일정 수준 이상의 이용자가 사용하는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릴 때는 반드시 실명 인증을 해야 하는 '제한적 본인 확인제'(인터넷 실명제)를 규정한 '인터넷 실명제를 규정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 1항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인터넷 실명제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인터넷 실명제를 담은 법률은 효력을 잃었다.
그로부터 6년 5개월 뒤인 2018년 3월 23일 청와대는 보수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 대해 "사이트를 폐쇄할 수 있는지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형연 법무비서관은 이날 청와대의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23만여 명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린 '일베 폐쇄' 요구에 대한 답변이었다.
그는 "대법원 판례는 불법 정보 비중뿐 아니라 해당 사이트 제작 의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사이트 폐쇄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며 일베에 올라갔던 세월호 희생자 허위비방 글을 예로 들었다. 과거 한 일베 회원이 '세월호 피해자들이 침몰 직전 집단 성행위 등을 했다'는 등의 글을 올려 크게 문제가 된 사건이었다. 김 비서관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불법 정보, 가짜 뉴스 등에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벌에 처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그 글을 썼던 일베 회원은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일페 폐쇄에 대해 "검토는 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했다.
일베 폐지 움직임은 '표현의 자유'를 주장한 문재인 청와대가 반대자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네티즌들이 "대통령이 개헌안에서 표현의 자유를 그렇게 강조해놓고 자기들과 다른 얘기를 하는 언로는 막겠다는 것이냐"고 반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만약 일베가 폐쇄된다면 반대 성향 사이트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일베의 반대 성향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쥐박이’, ‘가카새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닭그네’ 등으로 비하하는 표현이 횡행하고 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