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진정 결핵공화국인가.

작년 기준 한국 결핵 환자는 2만8161명이었다. 65세 이상 노인 환자가 42%였다. 이는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이 2위인 라트비아의 두 배 이상 웃도는 숫자다. 전 세계에서 압도적인 1위다.

발병률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의 7배, 사망자는 5배가 넘는다. 결핵은 열악한 생활환경에서 비롯된다 하여 '후진국병'으로 불린다.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한국에서 왜 결핵 환자가 많은걸까.

현재까지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원인을 분석한 경우는 없었다. 다만 1960년대 이후 잠복결핵균의 지속적 확산, 고령화로 인한 노인 환자 증가추세, 비위생적인 생활습관 등으로 추정할 따름이다.

의학적으로 보면 결핵은 결핵균에 의한 감염 때문에 발생한다. 현재까지 밝혀진 활동성 결핵 원인으로는 1년 이내의 최근 감염, 에이즈, 만성 신부전 및 투석, 당뇨, 면역 억제제 투여, 위장 절제술, 특정 장기이식, 영양실조 및 심한 저체중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8월 이후 의사들의 신고에 기반을 둔 '결핵정보 감시체계'가 조직됐다. 그 이후의 통계자료를 기초로 하면 새로운 환자의 연령 평균값은 40대 이상이다. 남녀별 발생률은 약 1.6:1로 남자가 다소 높다.

증상의 경우 감기, 폐 질환으로 오인되곤 한다. 그러나 기침, 가래, 혈담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될 때는 정밀검진을 받아야 한다.

병이 진행돼 폐 손상이 심해지면 호흡곤란이 발생한다. 흉막이나 심막을 침범했을 때는 흉통이 일어난다. 전신 증상으로는 발열, 쇠약감, 신경과민,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이 나타난다. 이중 식욕부진은 환자의 체중감소를 부른다.

다행히도 한국의 경우, 2011년 3만9557명을 정점으로 최근 6년째 새로운 환자는 줄어드는 추세다. 작년에는 감소폭이 커지면서 처음 3만명 이하로 내려가기도 했다. 물론 여전히 세계 1위라는 불명예는 벗지 못하고 있다.

해법은 없을까. 우선 국가 차원의 대대적이고 정확한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 관련 예산(작년 기준 412억원)도 확대해야 한다. 결핵약은 장복이 필요하고 고액이라, 저소득 노인들에 대한 지원을 더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영유아처럼 성인용 예방백신도 개발해야 한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