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북부 분리·독립하자는 '분도론', 실현 가능성은? : 월간조선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북부를 경기도에서 분리 독립하자는 ‘분도(分道)론’이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 분도론은 지난해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기 시작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작년 9월 18일 제354회 정기국회 1차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경기북도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을 상정해 제안 설명 청취 후 토론을 거쳐 소위에 회부했다. 국회에서 ‘분도론’ 관련 법안을 상정해 심사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당시 김성원 의원이 제출한 법안의 골자는 경기도 31개 시·군 중 한강 이북에 있는 고양·구리·남양주·동두천·양주·의정부·파주·포천·가평·연천 등 경기북부 10개 시·군을 '경기북도'로, 나머지 21개 시·군은 '경기남도'로 분리하자는 것이었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의정부 갑)은 최근 경기 파주와 고양 등 한강 이북 10개 시·군을 경기도에서 분리하자는 '평화통일특별도 설치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엔 지역 경쟁력 강화와 발전을 위해 정부가 발전기금으로 경기북부에 특별 재정지원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까지 담았다. 김성원 의원의 발의안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통계에 따르면 경기북부의 인구는 약 336만명이라고 한다. 서울 986만명, 경기남부 952만명, 부산 347만명, 경남 338만명에 이어 전국 광역자치단체 5위 규모다. 이는 5년 새 5.2% 증가한 수치다. 남양주 다산신도시, 파주 운정신도시 등 택지 개발 사업에 따라 신규 인구가 유입된 탓이다.

경기북부의 상대적으로 낮은 재정자립도도 분도론에 일부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해 경기북부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34.3%로 남부의 48%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내 총생산(GRDP)도 북부 59조3000억원, 남부 270조2000억원(2014년)으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분도 찬성론자들은 분도가 실현될 경우, 예산권을 따로 행사해 규제 지역 등을 집중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분도론은 제13대 대선을 앞둔 1987년 당시 여당인 민정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게 최초다. 이후 대선, 총선, 지방선거 등 각종 선거 때마다 단골메뉴가 됐으나 매번 정치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선거가 끝나면 분도론은 수면 아래로 사라졌다.

반대론도 존재한다. 오히려 균형 발전에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요지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2015년 3월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도정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국가 및 경기도 전체의 입장에서 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경기북부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경기분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못 박았다.

남 지사는 2014년 10월 국회 안전행정위와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도 “개인적으로 분도는 경기북부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서도 적절한 것이 아니라는 판단을 한다”며 “남북도로 나누면 재정자립도를 따져볼 때 북부 주민들이 굉장히 열악한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반면 현재 여권 측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들은 대체로 찬성 쪽에 가깝다. 양기대 전 광명시장(더불어민주당)은 "당선되면 경기북도 신설 특별기구를 설치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당 전해철 의원도 분도론에 조건부 찬성 입장이다. 이재명 전 성남시장 측은 “(분도론에 대해) 신중히 검토 중”이란 입장이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