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심야에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
23일 심야에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에는 22일 낮부터 측근들이 분주하게 오갔다. 오후 5시경에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김효재 전 정무수석 등이 자택을 찾았다.
오후 7시 30분경에는 이재오 전 의원이, 7시 50분경에는 이동관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 등 3명이 도착했다. 오후 8시 10분에는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택에 들어갔고, 5분 뒤에는 정동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측근 4명이 말없이 자택으로 들어갔다.
오후 10시경 자택 인근 통제선 밖에는 10여 명의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구속하라"며 노래를 불렀다. 이때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택 앞에 나와 개인 의견을 전제로 “정의로운 적폐 청산이라면 노무현 정부, 김대중 정부의 적폐도 함께 조사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오늘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우리 검찰이 또 하나의 적폐를 만든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23일 심야에 구치소로 떠나는 이 전 대통령을 배웅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자유한국당 권성동·김영우·장제원 의원,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 등이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에 모여 있었다. 이날 모인 측근은 25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측근들은 이 전 대통령이 떠날 때 대문 옆 담벼락에 일렬로 늘어섰다. 일부는 검찰 관용차 뒤에 섰다.
 |
|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에 모인 사람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유인촌 전 장관, 아들 시형씨, 권성동-장제원 의원 |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는 대문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자택 안에서 마지막 배웅을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고, 딸들은 "힘내세요"라고 소리쳤다. 사위들도 모두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전부 다 열심히 일한 사람들인데 나 때문에 불명예스럽게 된 거 같아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