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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검사가 폭로했던 "검찰 내 성폭행이 이뤄졌으나 비밀리에 덮었다"던 내용의 가해자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조용히 검찰을 떠나 대기업으로 이직했다.
또 당사자의 부친이 검찰 간부 출신이며 매형도 현직 검찰 간부인 '검찰 집안'이어서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은 3월 12일 전직 검사이자 대기업 임원인 진모(41)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2015년 4월 그가 서울 남부지검 검사로 재직할 때 후배 여검사에 대해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다.
1월 29일 서지현 검사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자신의 성추행 피해사실을 폭로하는 가운데 “검찰 내에 성추행, 성희롱뿐만 아니라 사실은 성폭행도 이루어진 적이 있으나 전부 비밀리에 덮었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성폭행은 강간을 의미한다”고 부연했으나 “피해자가 있고 함부로 얘기할 상황은 아니다”며 더 이상의 언급은 자제했다. 이 사건이 진씨 사건을 두고 한 얘기라는 게 법조계 안팎의 정설이다. 진씨는 당시 회식 후 술에 취한 후배 여검사를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 당시 사건은 검찰 안팎에 소문이 퍼졌으나 피해 여검사가 일이 사건화되는 것을 원치 않았고, 법조인인 그의 남편 역시 수사를 원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씨가 당시 '잘나가던 에이스 검사'이며 법조인 집안이라는 점 때문에 검찰이 내부적으로 이를 '덮었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검찰은 사건을 수사하지 않았고 진씨가 사표를 내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당시 검사 징계청구권자는 김진태 검찰총장, 검사징계위원장은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었다.
진씨는 2015년 5월 사직 후 CJ 법조담당 임원으로 이직했다. 그의 부친은 이재현 CJ 회장과 경복고 동창이다.
진씨는 2017년 미국의 현지법인으로 연수를 떠났다. 그러나 2018년 2월 서지현 검사의 미투로 검찰 내 진상조사단이 꾸려지면서 진씨도 조사대상이 됐다. 진씨는 귀국조사를 거부했으나 검찰이 여권무효화와 '입국 시 통보 및 출국 금지' 조치까지 내리자 3월 6일 회사에 사표를 내고 11일 귀국, 12일 검찰 내부 조사를 받았다.
법조계에서는 2015년 당시 피해자가 수사나 처벌을 원치 않았다면 검찰이 굳이 직무유기를 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당시 검찰이 내부 징계 절차도 밟지 않고 사표만 받은 것에 대해선 여전히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이 나온다. 진씨의 아버지는 검사장을 지낸 검찰 간부 출신이며 그의 매형은 현직 검찰 간부다. 그런 배경이 사건 처리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서는 "사건이 더 퍼지면 아버지보다 현재 제일 잘나가는 검사인 매형이 곤란할 것"라고 보고 있다.
향후 수사 여부는 피해자 신상 노출을 하지 않는 선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진씨는 또 다른 여검사를 강제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수사 여부는 피해자 신상 노출을 하지 않는 선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진씨는 또 다른 여검사를 강제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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