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초구 잠원동의 잠원스포츠파크
서초구청은 고등학교가 없는 잠원동의 고등학교 설립 문제로 주민들의 민원을 수없이 받아왔다. 그러나 고교는 광역통학권을 적용하기 때문에 서초구 관내 고교 신설은 어려워 서초고 등 고교가 몰려있는 서초동에서 학교를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1만1608㎡(약 3511평) 규모의 잠원 테니스장이 서초고 최종 이전 부지로 압축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은 원래 학교부지였지만 학교 신설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보니 비어있었고, 스포츠파크 설립에 테니스 매니아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영향력을 미쳤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이 테니스장은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당시인 2005년 시(市)예산을 들여 건립한 것으로, 전체 건립비용 50억원 가운데 80%(약 40억원)를 서울시가 부담했다. 학교용지에 테니스장이 들어선 것은 이례적이어서 당시 특혜 시비도 나왔다.
잠원 테니스장은 이 전 대통령과 측근들이 운동을 즐겼던 곳으로 유명하다. 이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황교안 전 총리, 오세훈 전 시장, 정몽준 전 의원 등과 함께 테니스를 즐겼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는 날은 다른 사람을 받지 않는다는 소문이 돌며 '황제 테니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잠원 테니스장 폐쇄 결정에 대해 “MB(이 전 대통령) 지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이 전 대통령이 검찰수사를 받는 시점에 불거져 나왔다는 것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익명을 요청한 한 서초구의원은 “‘MB테니스장(잠원 테니스장)’ 폐쇄 결정이 묘한 시점에 급물살을 탔다”며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MB흔적을 지우려는 움직임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