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지사 도전한 '섹스 앤 더 시티' 레즈비언 배우는 누구? : 월간조선

뉴욕 최초 여성 주지사 겸 레즈비언 주지사가 탄생할까.

미국 배우 신시아 닉슨(52)이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뉴욕주지사 후보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나는 뉴욕을 사랑한다. 오늘 주지사 선거에 입후보했음을 알린다"며 자신의 공식 선거운동 사이트(bit.ly/gocynthia)를 소개했다. 오는 9월 앤드루 쿠오모 현 뉴욕주지사와 민주당 경선을 치른다.

닉슨은 1966년 미국에서 태어나 바너드대학교를 졸업하고 1980년 영화 '리틀 다링'으로 데뷔, 영화 '조용한 열정' '라임라이프' '베이비시터' 등에 출연했다. 2004년 제56회 에미상 코미디 부문 여우조연상과 2006년 제60회 토니상 연극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뉴욕을 배경으로 한 유명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시즌1~6(1998~2004)에서 싱글맘 변호사 '미란다 호브스'로 열연해 스타가 됐다. 드라마에서 그는 일과 사랑, 복잡다단한 인생사를 홀로 개척해 나가는 이지적인 싱글 여성을 연기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2010년 5월 3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섹스 앤 더 시티 2’ 주연배우들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시아 닉슨, 크리스틴 데이비스, 사라 제시카 파커, 킴 캐트럴, 마이클 패트릭 킹 감독. 사진=조선DB

여성 동성애자인 닉슨은 전 남편 사진작가 대니 모제스와의 사이에 아들과 딸을 두었지만 2003년 결별했다. 이듬해부터 성소수자 활동가 크리스틴 마리노니와 교제했으며 2009년 약혼한 뒤 뉴욕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2012년 결혼했다.

닉슨은 평소 정치,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공교육과 교통정책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등 사회적 발언으로 오래전부터 정계 진출설이 돌았다. 그는 쿠오모 주지사와 대척점에 있는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의 지지자이기도 하다. 재작년 미국 대선 때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들어서는 여러 인터뷰와 연설 등을 통해 올해부터 민주당이 더욱 강력한 진보적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닉슨은 선거운동 사이트에 올린 동영상에서 "우리의 지도자들은 우리를 실망시키고 있다. 우리는 가장 불평등한 주(州)가 됐으며, 도시에 사는 아이들의 절반이 빈곤 속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정부가 다시 일하길 바란다. 신문 헤드라인과 그들이 행하는 권력에만 관심 많은 정치인에게 질렸다"고 지적했다.

2012년 미국 브로드웨이 연극 '위트'에서 암에 걸린 비비안 베어링 교수로 분한 신시아 닉슨. 사진=조선DB

2분 분량의 동영상에서 닉슨은 아이와 함께 지하철을 타고 학교에 데려다주는 가정적인 모습을 통해 교통과 교육 이슈를 다뤘다. 특히 "우리의 고장난 지하철을 고치겠다"는 공약 선언은 쿠오모 주지사를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쿠오모 주지사는 탈선 사고 등 뉴욕 지하철 문제를 해소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시에나대학이 민주당에 등록된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쿠오모 주지사의 지지율은 66%였지만 닉슨은 아직 19%에 불과했다. 현재 쿠오모 주지사는 3선 도전을 예고하며 "누가 뛰든지 신경 쓰지 않는다"며 "누구든 뛸 수 있다. 그것이 선거"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제프리 폴락 여론조사 전문가는 AP통신에 "기존 수많은 연구를 보면 민주당 예비선거 유권자들은 외부인을 바라질 않는다. 그들은 워싱턴DC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닉슨이 유명세만으로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다.

민주당 경선은 오는 9월 13일, 주지사 선거는 오는 11월 6일(중간선거)에 실시된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