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단체는 김정은 대신 명예훼손 고소하는데, 우파 단체는 박근혜 효수 등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 월간조선

대한민국 경찰은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를 조사하기 위해 혈안이 된 모습이다. 경찰이 조 대표를 조사하려고 하는 이유는 주민주권연대라는 한 시민단체의 고발 때문이다.

조 대표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서울 방문이 있던 1월 22일 북한 인공기 및 김정은의 사진을 발로 밟고 불태웠는데, 주민주권연대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명예훼손,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조 대표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고발했다.

현행법상 명예훼손 혐의는 반의사불벌죄로,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제3자가 고발할 수 있다. 그러니까 김정은 사진을 불태웠다고, 한국 국민이 김정은 대신 고발해 준 것이다.

조 대표는 지난 9일 1차 통보에 불응했는데, 경찰은 19일 “23일까지 출석하라”고 2차 통보를 했다. 조 대표를 고소한 주민주권연대는 좌파성향 시민단체로 2월 펜스 부통령의 평택 2함대 방문 때 좌파성향 피켓을 들고 반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경찰이 조 대표를 조사하려고 하는 것은 고발 때문일 것이다. 고발이 없었다면 대한민국 경찰이 북한 김정은 사진을 태운 것을 악착같이 조사하려 하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시대가 변했지만, 남북 대치 상황에서 북한은 주적이다. ‘주적론’도 통일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시대착오적인 반통일이론이라는 주장도 있겠지만, 핵을 가진 북한은 일관되게 우리를 위협하는 존재다.

김정은을 대신해 고발까지 해주는 좌파단체와는 달리, 우파단체는 지지하던 대통령이 심각한 모욕을 당해도 사실상 침묵했다.

지난 촛불시위 때 시위 주도 세력은 프랑스 혁명 당시 왕의 목을 잘랐던 단두대를 광화문광장에 끌고 나왔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참수하고 싶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이들은 또 박 전 대통령을 ‘민족 반역자’라고 모욕하고, 그의 인형을 효수했다. 쇠창살 안에 이명박(李明博) 전 대통령 얼굴 그림 등을 넣어 마치 그가 감옥에 갇힌 듯한 모습도 묘사했다. 반기문(潘基文) 전 국제연합 사무총장을 ‘박근혜 반, 이명박 반’이라고 조롱하는 벽보도 붙였다. 주사기 모형이 목 부위에 꽂힌 박 전 대통령 흉상을 설치하고, 박근혜 정부 인사들을 ‘부역자(반역에 동조하거나 가담한 사람)’로 낙인 찍고선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당시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고발한 보수 성향 단체는 없었다. 보수 세력들은 보통 자기 마음에 안 맞더라도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넘어가는 사례가 많다. 이런 물렁물렁한 자세가 김정은을 대신해 명예훼손 고소를 해준 좌파단체를 만들어 낸 것은 아닐까.

조 대표의 김정은 화형식에 대해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박근혜·이명박 화형식은 무죄, 김정은 화형식은 유죄? 트럼프·아베 화형식은 무죄, 김정은 화형식만 유죄? 경찰, 뇌가 어떻게 된 것 아닙니까? 남북 화해 국면에 민간인도 아니고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고의로 김정은과 인공기를 훼손하는 건 분명히 적절치 않습니다. 하지만 이걸 명예훼손으로 처벌하려는 경찰도 정상은 아닙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