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전관(前官) 변호사들은 많은 돈을 번다. 소송사건 의뢰인이 전관 변호사가 후배인 현직 판검사의 업무에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며 거액의 수임료를 지불하기 때문이다.
상명하복 문화가 강한 법조계에서 몇 개월 전까지 상관으로 모셨던 전관이 하는 전화는 현직 판검사에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고위직 전관의 수임료는 사건 성격이나 변호 기간 등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억대 수준에서 결정된다고 한다.
다만 전관 변호사들의 특정 사건 수임료는 거의 공개되지 않는다. 변호사는 매년 소속 지방변호사회에 1년간 받은 수임료만 신고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관 변호사들의 특정 사건 수임료는 거의 공개되지 않는다. 변호사는 매년 소속 지방변호사회에 1년간 받은 수임료만 신고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구체적 수임료가 알려졌다. '조선일보' 보도를 보면 한 사건 의뢰인 측에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상대로 착수금반환 소송을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액수가 알려졌다.
우 전 수석이 변호사 시절 그 의뢰인과 맺었던 수임 계약은 '착수금 2억 원, 성공 보수 최대 8억 원'이었다. 대검 수사기획관을 지낸 우 전 수석은 검사장에 오르지 못하고 2013년 4월 검찰을 떠나 1년가량 변호사로 활동하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됐다. 계약은 자연스럽게 중단됐다. 의뢰인은 검찰 수사 결과 사건이 무혐의 처리되자 착수금 반환을 요구했다.
의뢰인은 대검 중수부 등을 거친 '전관 변호사' 우 전 수석을 선임하기 위해 지인 A씨에게 돈을 빌려 선임료를 냈고, 빚을 갚지 못할 상황이 돼자 착수금 반환 채권을 양도했다. 이후 A씨로부터 채권을 다시 넘겨 받은 안씨가 이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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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2017년 12월 21일 속행공판 출석을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이 사건 재판이 열렸다. 우 전 수석 측 변호인은 "사건 처리를 위해 노력을 했고, 수임 계약을 해지하면서 타임 차지(Time Charge·시간당 보수)를 뺀 3000만 원은 돌려줬기 때문에 나머지 착수금을 돌려줄 이유가 없다"고 했다.
한편 우 전 수석은 2017년 12월 15일 새벽 구속됐다.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직무 유기 혐의 등으로 지난 2월과 4월 특검팀과 검찰이 우 전 수석에 대해 청구했던 구속영장은 모두 기각됐었다. 세 번째 영장을 청구한 끝에 결국 구속된 것이다.
우 전 수석은 작년 7월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구속)에게 자신의 비리 의혹을 감찰 중이던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등에 대한 불법 사찰을 지시하고 그 결과를 비선(秘線)으로 보고받은 혐의를 받았다.
우 전 수석은 현재 최순실씨 국정농단을 묵인·은폐한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또 검찰이 무혐의 결론을 냈던 처가와 넥슨의 강남역 부동산 매매 의혹 사건도 지난달 서울고검이 다시 수사하라고 명령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