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로봇 '딜리(Dilly)'사진=조선DB
조만간 짜장면, 치킨을 싣고 거리를 누비는 '철가방 로봇'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조선비즈' 보도에 따르면 음식 주문 서비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벤처기업 우아한형제들이 자율주행 배달로봇의 시제품 개발을 완료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이르면 5월부터 실내 시험 주행을 시작하고 점차 실외로 주행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
우아한형제들이 만든 배달로봇의 이름은 '딜리(Dilly)'다. 맛있는(delicious) 음식을 배달(delivery)해 준다는 뜻을 담고 있다. 고려대 기계공학과 정우진 교수팀과 함께 만든 이 로봇은 가로·세로·높이가 70~80㎝ 안팎의 둥글둥글한 모양이다. 네 개의 바퀴를 갖고 있고 음식을 보관하는 세 개의 독립된 공간도 갖추고 있다.
목적지를 입력하면 자율주행을 시작한다. 성인 남성이 걷는 속도인 4㎞/h로 주행이 가능하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위치 확인·장애물 감지 센서가 탑재돼 있다. 장애물을 만나면 자동으로 피하는 기능도 있다.
'딜리'는 실전 배치 전 총 3단계의 테스트를 거칠 예정이다. 이르면 5월 푸드코트 매장에서 첫 번째 시범 운행에 들어간다. 푸드코트 매장에서 음식을 주문한 고객들에게 음식을 배달해주고 먹고 난 식판을 회수하는 역할을 맡는다.
올 하반기에는 대학 캠퍼스, 아파트 단지와 같은 제한된 실외 공간으로 시범 운행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계단을 오를 수 있는 기능은 아직 없기 때문에 경사로와 자동문 등을 이용하고, 신축 아파트는 엘리베이터 시스템과도 연동해 층간 이동까지 시도해 볼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 류진 이사는 "2~3년 안에는 음식점에서 고객의 집까지 로봇이 실제 시험 배달에 나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다만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제품의 기능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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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을지대병원에 배치된 배달로봇 고카트. 사진=조선DB |
배달로봇을 실제로 배치한 곳도 있다. 최근 대전 을지대병원은 국내 중견기업 유진로봇이 제작한 자율주행로봇 고카트를 사용 중에 있다. 이 로봇은 병원을 다니며 혈액이나 소변 샘플을 배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병원 전산망과 연동돼 있어 엘리베이터를 무선으로 호출하기 때문에 층간 이동도 자유롭다.
이광형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주당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단축되는 상황에서 로봇을 잘 활용하면 사람은 보다 생산적인 업무에 매진할 수 있고 노동조건도 더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김성훈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