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로 예정된 트럼프-김정은 미북(美北)정상회담을 늦춰야 한다는 의견이 미국에서 나왔다.
          
‘북한통’으로 알려진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는 13일(현지 시각)  CNBC과의 인터뷰에서 “미북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중 가장 중요한 협상이 될 것”고 전제한 뒤 “마이크 폼페이오 새 국무장관 지명자가 상원의 승인을 받을 때까지 미북정상회담 날짜를 뒤로 미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를 지냈다. 과거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을 위해 여러 차례 방북(訪北)했다. 
            
리처드슨은 이날 인터뷰에서 “폼페이오는 (미북회담에 앞서) 아시아와 외교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한다”며 “그가 의회 승인을 받으려면 최소 한 달은 걸릴 것”이라고 했다. 상원 인준이 이뤄지더라도 5월로 예정된 미북정상회담을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북한과 만나는 것을 왜 이리 서두르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북한과 만나려면 제대로 된 국가안보팀을 꾸린 후 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현지 언론도 국무장관 교체로 회담이 미뤄질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았다. 뉴욕타임스는 14일(현지시각) “백악관은 아직 인준 절차를 시작하기 위한 서류 작업도 끝내지 못했다”며 “인준 절차가 끝나더라도 폼페이오가 국무장관으로 정식 임명되기 전까지는 북한 외무상은커녕 한국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도 공식 접촉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전하며 “북한은 현재까지 미국과의 어떠한 공식 외교 채널도 가동하고 있지 않다”며 미북정상회담을 준비하는 북한 정권의 의지가 강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 내 정치평론가들도 미북정상회담이 한두 달 연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5월 정상회담을 앞두고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선택한 것은 북핵에 대한 생각이 자신과 같은 그에게 회담 준비를 맡기겠다는 뜻이라고 조선일보는 15일자 사설을 통해 보도했다. 폼페이오 내정자는 CIA 국장으로서 매일 아침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보 보고를 해왔다. 그는 기본적으로 협상을 통해 북핵을 해결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가졌다고 한다. 북한과의 25년 핵 협상사(史)도 이를 증명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폼페이오의 등장은 김정은의 속임수가 통할 가능성이 줄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김정은이) 교묘한 눈가림으로 대북 제재에서 벗어나 보겠다면 잠시 한국민과 미국을 속일 수는 있어도 결국 파국에 이를 것이다”고 강조했다.

   

글=백승구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