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닉제(불사조를 의미하는 피닉스와 이인제의 합성어)' 충남도지사로 부활할까? : 월간조선

오는 6.13 충남도지사 선거 결과는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낙승으로 싱겁게 끝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안희정 전 지사가 도정을 무난하게 수행한 가운데, 불출마를 선언한 안 전 지사를 대신해 친구인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출마선언을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안 전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2명이 나오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박 전 대변인까지 과거 불륜 의혹과 내연녀 공천 의혹에 휩싸인 터라 더욱 그렇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박수현을 위한 변명’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박 전 대변인을 공개 응원했다. 그는 “저는 박수현 전 대변인의 말을 믿는다”며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 방미 때 특별 수행원으로 함께 비행기를 탔던 일화를 전했다.

안민석 의원 SNS 캡쳐.

안 의원은 “워싱턴을 오가는 긴 시간 동안 자연히 그의 가슴 시린 가정사를 듣게 됐다”며 “장애를 안고 태어난 어린 아들은 두 살 때 하늘로 떠났고, 십년 전 가난한 정치인을 떠난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잊기 위해 아내의 짐과 옷을 불태웠고, 지금은 아내를 용서한다는 말을 하는데 표현하기 어려운 슬픔의 눈물을 흘리더라”고 썼다. 이어 “그 눈물이 거짓이었을까요?”라며 “그의 지나온 인생의 궤적을 읽게 된 것은 어쩌면 우연으로 포장된 필연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 진실의 편에 서야 한다고 결심하고 박수현을 위한 글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종걸 의원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 당 최고위원회에서 박 전 대변인의 사퇴를 권고하기로 의견이 모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당의 방침은 정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변인의 전처 되시는 분은 희망이 없고 무능력하기까지 한 남편을 버린 것”이라며 “제가 아는 한 박 전 대변인은 10여 년의 별거 기간에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어떤 행위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은 정치적 목적이 뚜렷한 공작과 언론 플레이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며 “당에서 부당한 조치를 한다면 저부터 단호히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몇몇 의원이 ‘박수현 구하기’에 나섰지만, 상황이 나아질지는 미지수다.

당장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14일 더불어민주당 이종걸·안민석 의원이 ‘진실한 사람’을 거론하며 박수현 충남지사 예비후보자 공개지지에 나선 데 대해 “때 아니게 민주당에서 ‘진박 시즌 2’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사랑과 전쟁 드라마를 찍는 것은 더 이상 얘기를 안 한다. 대신 이 의원과 안 의원에게 묻고 싶다”며 “애인을 공천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리고 이 사건을 폭로한 당원을 회유하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걸고 또 당선 뒤 보상을 암시한 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견디다 못한 박 전 대변인은 14일 더불어민주당 충남도지사 예비후보직을 사퇴했다.

그는 "죽을만큼 고통스러웠던 개인의 가정사도 정치로 포장해 악용하는 저질정치는 이제 끝내야한다"며 "저 같은 희생자가 다시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유튜브 캡쳐.

충남도지사 선거도 해볼 만하다고 판단한 자유한국당은 ‘피닉제(불사조를 의미하는 피닉스와 이인제의 합성어)’로 불리는 이인제 전 의원을 공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피닉제라는 별명은 13대 경기도 안양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 전 의원이 16대부터 충남 논산·계룡·금산 지역구에서 치른 네 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각기 다른 당적으로 당선되면서 생겼다.

이 전 의원은 20대 총선에서는 1038표(1%포인트) 차이로 패배, 7선(選)에 실패했다. 이 전 의원은

접전 끝에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에게 져 낙선했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JP(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께서 충남도지사 선거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신데, ‘이인제 전 의원이 준비가 가장 잘 돼 있는 후보’라고 강력추천했다”고 했다. 성 의원은 “JP는 ‘이인제 전 의원은 악착같다. 할 마음이 없어도 시켜야 한다’고 하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