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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을 찾는 外信기자들의 불만

오동룡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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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을 찾는 外信기자들의 불만 설연휴 직전인 1월29일, 외신기자들과 함께 판문점을 견학했습니다. 서울이 영하 14도였으니까 판문점은 체감온도가 영하 20도를 훨씬 넘었습니다. 카메라를 잡은 손끝이 떨어져 나가는 통증이 느껴지더군요. 그날의 「견학」은 AP, AP TV, National Public Radio(NPR), AFP, LA TIMES, 시사주간 US News and World Report 등 세계 주요 통신사와 신문방송 기자들이 유엔사의 협조로 판문점을 둘러보는 일정이었습니다. 최근 북한이 NPT(핵확산금지조약)를 탈퇴하면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자 외국 신문 방송이 일제히 북한군의 동향을 살펴보기 위해 판문점을 찾은 것이죠. 유엔사 관계자는 『보름전 NPT 탈퇴 직후에는 CNN, 워싱턴포스트, NYT 등 미국의 주요 신문방송들이 한차례씩 다녀갔고, 오늘은 주요 통신사를 비롯해 US News and World Report誌 편집장까지 온 것』이라고 설명하더군요. 영화 「JSA(공동경비구역)」으로도 유명한 유엔사 경비대대인 캠프 보니파스에서 대대장 매튜 마고타 중령으로부터 부대현황과 임무에 대한 브리핑을 들었습니다. 캠프 보니파스는 美 8군 예속부대로서 UN司 작전통제를 받고 있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과 캠프 보니파스 경비, OP(관측소) 관리와 非무장지대(DMZ) 정찰 등이 주임무입니다. 대대장은 『남·북한 경비병이 무장 상태로 경계근무를 하는 JSA는 24시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곳』이라면서 『KPA(북한군)들이 지난번 비무장지대 내에 기관총을 들고 들어온 것은 중대한 정전협정 위반이었다』라며 최근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기자들은 마고타 중령에게 최근 북한군 병력 동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을 했고, 마고타 중령은 『특이사항은 없다』고 하더군요. 외신기자들은 「뉴스」가 없다는 사실에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하더군요. AP 사진기자가 제게 속내를 털어놓았습니다. 본국의 데스크들이 당장에 한반도에서 전쟁이라도 일어날 것 같이 북한핵 문제가 에스컬레이팅되자 기자들에게 판문점 스케치를 주문한답니다. 그러나 막상 판문점에 와 보면 긴장 상황을 보여주는 적당한 「그림」이 없다는 겁니다. 戰車(전차)의 이동이나 군인들의 훈련 장면 등 動的(동적)인 것은 하나도 없고, 판문점에서 경비를 서는 남북한 병사들의 靜的(정적)인 모습만 담아가게 된다는 겁니다. 게다가 한국인들을 인터뷰하면 한술 더 떠 「안보 불감」에 가까울 정도로 {우린 별일 없는데 왜 너희들이 더 설치냐}는 식으로 나오니까 놀란다는 겁니다. 그 사진 기자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1994년 제네바 합의 이전의 초긴장상태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도대체 무얼 믿고 이렇게 태평한 것인지 모르겠다. 북한은 세계 제5위의 군사력을 갖고 있고, 휴전선 110km 전역에 걸쳐 군사력의 70%를 배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核을 개발하겠다고 하는데도 「위협이 없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날 외신기자들은 「꿩대신 닭」이라고 경비대대 내에 있는 생츄어리클럽(휴게소)에 들어가 마침 부시 美대통령의 연두교서를 TV로 시청하고 있던 병사들을 촬영했습니다. 뭔가 본국의 데스크에서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감의 표현이지요. 사진촬영을 마치고 병사들에게 마이크를 들이대며 『대통령의 연두교서를 시청한 소감이 어떠냐』고 묻자 병사들 왈, 『NBA 경기를 시청하다가 당신들(외신 기자들)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채널을 돌린 것이다. 연두교서에는 관심이 없다』고 머쓱해하며 대답하더군요. 自國 기자들을 실망시키기는 했지만, 미군 병사들의 솔직하고 자연스런 태도가 눈길을 끌더군요.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이 발생한 장소인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차에서 내리지 않고 돌아서 나갔습니다. 불과 100m도 안 되는 곳에 북한초소가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상 하차시키지 않은 것이죠. 눈덮인 개성의 松嶽山(송악산, 489m)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때 유엔사 관계자가 전국 58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JSA(공동경비구역)」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두가지 팩트(사실)가 틀리다는 것입니다. 하나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한국군 사병(이병헌)이 북한 병사(신하균 등)를 총격 살해하자, 한국계 스위스 장교(이영애)가 사건을 파헤친다는 것인데, 실제는 중립국 감독委 장교는 수사권이 없다는 겁니다. 또 하나는 영화에서처럼 다리를 사이에 두고 남북한 병사들이 초소에서 중무장한 채 경계를 서고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북한측 초소는 비무장지대 밖에 위치하고 있어 중무장 경계를 하고 있지만, 우리측 초소(3초소)는 비무장지내 안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병사들이 무장을 할 수 없어 우리측에서는 굳이 불리한 상황에서 경계를 설 까닭이 없다는 것입니다. 남북한 병사들끼리의 은밀한 접촉 때마다 『역시 미제가 좋구만…』 등으로 너스레 떨면서 인간의 얼굴을 한 북한군을 보여준 송강호의 연기가 압권이었지만 실은 「픽션」이었던 겁니다. 외국인들은 판문점을 보고나면 「Exciting!(재미있네요!)」 「Fantastic!(멋있군!)」이라고 한답니다. 당연히 외국기자들에도 판문점은 「관광(Tour)」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故 鄭周永(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통과한 「평화의 다리」를 지나면서 유엔사 공보관이 제게 말했습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판문점 방문 소감을 물어보면 한결같이 「어서 빨리 통일이 돼야겠다」등등 민족적 비극의 현장에 대한 감회를 말한다. 때문에 우리가 판문점을 찾는 것은 분단 당사국민으로서 관광이 아니라 「견학」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吳東龍 月刊朝鮮 기자 gomsi@chosun.com>

입력 : 2003.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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