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앞에서 한달동안 장송곡 틀고 시위한 주민들 징역 1~3년형 : 월간조선

군부대 앞에서 한 달 가까이 장송곡을 틀어 군인들에게 정신적 피해를 준 주민들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합리적 의사 전달 범위를 벗어나 상대방에게 고통을 줄 의도가 있었다면 폭행"이라고 판단했다.

전주지방법원 형사 제4단독 노종찬 부장판사는 8일 공무집행방해와 공동상해 혐의로 기소된 오모(64)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서모(68)씨 등 3명은 각각 징역 6~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오씨 등은 지난 2013년 12월 19일 임실군 육군 35사단에서 10m쯤 떨어진 도로변에 컨테이너를 놓고 확성기 4개를 달아 매일 장송곡을 틀었다. 35사단이 전주에서 임실로 이전한 것에 반발한 시위였다.

35사단 측은 "밤낮을 가리지 않는 장송곡 소리에 많은 장병이 잠을 못 이루고 있으며 일부는 환청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사격 등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훈련에도 지장을 받고 있다"고 했다. 소음 시위는 2014년 1월 17일까지 이어졌다.

검찰은 지난 2014년 5월 오씨 등에게 공무집행방해와 공동상해죄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합법을 가장한 불법 시위"라며 "소음을 악용해 장병들이 급성 스트레스와 이명(耳鳴)에 시달렸고, 정상적인 업무를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오씨에 대해 징역 3년, 나머지 3명에 대해선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오씨 등은 재판 과정에서 "입장전달의 수단일 뿐 소음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그러나 법원은 공무집행방해와 공동상해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노종찬 판사는 "장기간에 걸쳐 고성능 확성기로 장송곡을 튼 행위는 상대방의 청각기관을 직접 자극해 육체·정신적 고통을 주는 유형력의 행사로서 폭행에 해당한다"며 "장병들이 겪은 급성 스트레스와 이명 등의 질병은 소음 시위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글=월간조선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