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쇼크' 로 무주공산 된 충남지사에 이인제-이완구 출마할까 : 월간조선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비서 성폭행 의혹으로 지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충청지역 6.13 지방선거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보였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안희정 친구'임을 고백하며 선거운동을 중단한 상태이기 때문. 자유한국당은 승리가능성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았던 충남지사 선거에서 다시 기회를 잡았다고 판단하고 거물급 인사를 공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문표 사무총장은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차기 대통령 유력 후보 1순위로 공공연하게 꼽던 안 전 지사가 도덕성과 원칙을 훼손했다”며 “민주당은 오는 지방선거에서 충남에 도지사를 비롯해.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 의원 후보도 내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애초 충남지사 선거는 여당쪽이 우세한 상태였다. 재선을 지낸 안희정 전 지사가 도정을 무난하게 수행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 박수현 전 대변인과 4선의 양승조 의원, 복기왕 충남 아산시장 등이 출사표를 냈다.

반면 한국당은 정진석 의원, 홍문표 사무총장 등이 언급됐지만 모두 고사하며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동안 충청지역 정가에서는 이완구 전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 사건 무죄 판결 이후 명예회복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고, 지역 맹주인 김종필 전 총리가 이인제 전 경기지사를 추천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이들은 그동안 출마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안희정 사건 이후 다시 생각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 지역구의 한 의원은 “이인제 고문이 홍준표 당 대표로부터 출마를 제안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선주자, 경기지사, 노동부 장관 등의 경륜을 고려하면 이 의원 출마 시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고문은 지난 3일 이완섭 서산시장 출판기념회에서 출마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민이 많다”고 답하기도 했다.

2006~2009년 충남지사를 지낸 이완구 전 총리도 주목받는다.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됐다가 최종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이완구 전 총리가 명예회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한 충청권 의원은 "이 전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 사건 무죄 판결 이후 명예회복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총리가 정치 복귀를 생각한다면 국회의원 재보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겠지만 도지사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른바 '올드 보이'지만 인지도와 중량감이 있는 이 고문과 이 전 총리가 출마한다면 자유한국당에게 적지않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충남 홍성ㆍ예산을 지역구로 둔 홍문표 사무총장은 “충청권은 전통적인 캐스팅 보터 지역"이라며 "충청에서 여론이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따라 전국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