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의료진 손에 감염됐다 : 월간조선

이대 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망 원인이 의료진의 부주의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사제 자체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의료진이 주사제를 놓는 과정에서 손 소독 등 위생에 주의하지 않아 주사제가 오염된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4일 “신생아에게 투여된 지질영양제가 주사제 준비 단계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오염됐을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는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숨진 신생아가 맞은 지질영양제 ‘스모프리피드’는 각종 영양 성분을 제공하는 주사제다. 병원 측은 이 주사제를 지난해 12월 15일 신생아 5명에게 투약했고 이 중 4명이 숨졌다.

주사제 자체가 문제가 있었는지, 또는 취급 과정에서 오염이 됐는지 검사가 진행됐다. 질병관리본부 검사 결과 문제가 된 지질영양제에서는 어떤 균도 나오지 않았다. 경찰의 의뢰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별도 검사한 주사기 등 이른바 ‘수액세트’ 검사 결과도 모두 음성(검출 균 없음)으로 나왔다.

결국 세균 감염 경로는 '사람 손'뿐이었다. 경찰은 당직 간호사들이 손으로 주사제를 개봉해 주사기에 담는 과정에서 주사제가 감염된 것으로 판단했다.

간호사들은 경찰 조사에서 손을 씻었다고 했지만 경찰 측은 "손을 제대로 씻고 알코올로 소독했다면 균은 95% 이상 없어진다"고 했다. 손 소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손 소독 외에도 1인 1병 투약과 개봉 즉시 투약 등 기본수칙을 지키지 않아 균이 대량 번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 1병 투약은 주사제 1병을 개봉해 환자 1명에게만 사용하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의료관련감염 표준예방지침'과 이대목동병원 지침에 '1인 1병 투약'을 하고 남는 용량은 버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신생아 사망 전날인 지난해 12월 15일 오전 11시30분쯤 신생아중환자실 당직 간호사 두 명이 500㎖짜리 지질영양제 한 병을 개봉해 소량씩 주사기 7개에 나눠 담은 뒤 오전 11시40분쯤 신생아 두 명에게 주사제를 투여했다. 주사제는 불가피한 경우 저온(2~8도)에서 보관하다 24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폐기하도록 돼 있지만, 병원 측이 이 같은 수칙을 모두 지키지 않았다.

특히 병원 측이 나머지 주사기 5개를 오후 5시가 될 때까지 24도를 웃도는 주사실에 방치하는 바람에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대량 증식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