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좌), 홍준표 한국당 대표(우).
자유한국당이 권력구조 개편 개헌 당론으로 대통령의 권한은 대폭 줄이고, 의회를 상·하원으로 나누는 등 이원집정부제에 양원제를 더한 형태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자 ‘조선닷컴’은 “대통령 권한을 크게 약화시킨 이원집정부제로 여권이 선호하는 대통령 4년 중임제에 맞서겠다는 전략”이라며 “지방분권 강화의 경우 개헌이 아닌 현행 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또 “한국당은 이달 중순까지 4~5차례 전국 토론회를 연속으로 열고 개헌 당론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국당은 지난 2일 국회에서 ‘국민개헌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원집정부제를 선호하는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토론자로 나왔다.
장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권력구조 개편 방안으로 ‘이원집정부제’를 제시했다. 장 교수는 “대통령제로 인한 승자독식을 계속 방치해야 하느냐가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됐고,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 최순실 사태”라며 “국회는 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고 사정기관은 여러 불법행위에 손을 못 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대통령과 총리를 나누는 것이 굉장히 필요한 선택”이라며 “다수 야당이 총리를 선출하게 하면 정책 경쟁, 포지티브 경쟁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을 7대3 정도로 배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고 ‘조선닷컴’은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이원집정부제는 ‘분권형 대통령제’로 불린다고 한다. 대통령이 전쟁 등 비상시를 제외하고는 외교·통일·국방 등 외치를, 총리가 경제·사회 등 내치를 맡는 방식이다. 대통령제와 내각제의 절충형 제도로 평가받는다. 이 제도의 장점은 효율적인 국정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이 꼽힌다. 다만 대통령과 총리가 내치와 외치로 권한을 나눠갖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양원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고 한다. 홍 대표는 “단원제를 채택하니 국회를 중재하는 기관이 없다”며 “여야가 선진화법 이전에는 동물국회, 이후에는 식물국회가 됐다. 이런 점을 방치하지 말고 상하양원제 등 충돌을 중화하는 것도 검토해야 하는 게 이번 개헌”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상하 양원제 도입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조선닷컴’은 “우리나라가 양원제 도입의 모델로 삼고 있는 독일의 경우도 하원의 권한이 더 높다. 법안 의결권은 하원만 갖고 있고, 상원은 하원이 의결한 법안에 대한 동의권이나 이의제기권을 통해 입법절차에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또 “한국당이 이원집정부제+양원제를 권력구조 개헌 당론으로 채택할 경우 대통령은 선거로 뽑고 총리는 하원에서 선출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여권에서 주장하고 있는 지방분권 강화 문제의 경우, 한국당은 개헌이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기존 법안을 개정하는 방식으로 지방분권 강화를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다만 지방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은 지방분권을 요구하는 지역 여론을 중앙당에 전하며 개헌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당도 지방분권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당 지방분권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종배 의원은 “지방분권이 조기에 확립돼 실질적인 지방자치가 조속히 뿌리내릴 수 있어야 한다”며 “지방분권 관련 개헌은 물론 관련 법률의 재·개정활동도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현행 법률 체제만 갖고도 제대로 된 지방분권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령 개정안을 준비했고, 조만간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