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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

[기자수첩] '서울형 미세먼지 저감 조치' 당시 박원순이 탄 '전기차'는 미세먼지 배출 안 했을까

국내 전력 64.5%는 미세먼지와 원인 물질 내뿜는 '화력발전'으로 생산... 전기차 탔어도 미세먼지 줄이는 데 일조했다고 보기 어려워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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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선일보
각급 지방자치단체는 ‘친환경적’이라면서 전기차 운행을 장려한다. 서울시의 경우 ‘전기차 1만 대 시대’를 목표로 내걸고 올해 전기차 보조금으로 대당 1700만 원까지 지원한다. ‘박원순 서울시’는 또 미세먼지 농도가 짙을 때 시행하는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 저감 조치’ 때 공공기관 차량 운행 제한 등을 포함했지만, 전기차 등은 예외로 뒀다. 이에 따라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장 관용차’인 ‘그랜드 카니발’을 두고 서울시 총무과 소유 전기차 ‘아이오닉’을 1월 17일과 18일에 타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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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의 관용차는 경유차인 '그랜드 카니발'이다. 사진=뉴시스

전기차를 탄다고 해서 미세먼지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의 43%를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된 ‘석탄 발전’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2일, 한국전력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석탄 발전량은 23만8919GWh로 역대 최대였다. 전체 발전량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43.1%로 전년도의 39.5%보다 3.6%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원자력이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 줄었다. 원전 이용률이 줄어든 만큼 석탄 비중이 높아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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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은 1월 17일과 18일,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 저감 조치' 시행에 따라 공용차량 운행이 제한되자 '그랜드 카니발' 대신 전기차 '아이오닉'을 타고 일정을 소화했다. 사진=조선일보

액화천연가스(LNG) 역시 미세먼지의 원인이 된다. 도시 지역에서 난방·취사용으로 사용하는 도시가스가 바로 액화천연가스다. 일반적으로 액화천연가스는 연소 과정에서 미세먼지를 배출하지 않는다고 알려졌지만, 전문가의 의견은 이와 다르다. 지난 2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대기 질 관련 연구원은 《월간조선》과의 통화에서 “도시가스로 난방할 때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은 미세먼지(초미세먼지 포함)의 원인(이른바 ‘2차 생성’)이 된다”고 했다. 이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발전량의 21.4%를 차지하는 액화천연가스 발전 역시 미세먼지 문제가 악화되는 데 일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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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기준 국내 전력 발전량의 64.5%는 미세먼지 또는 그 원인 물질을 배출하는 화력 발전으로 충당한다. 사진=조선일보

결국 석탄과 액화천연가스를 이용한 화력 발전을 통한 전력 공급은 국내 대기 질을 개선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발전 방식에 의존해 전체 전력의 64.5%를 생산하는 상황에서 전기차를 운행한다고 해서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동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예컨대, 서울시 총무과가 작성한 ‘서울시장 관용차량 운행일지’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은 ‘공짜 버스ㆍ지하철’ 운행 둘째 날인 17일과 셋째 날인 18일에 전기차 ‘아이오닉’을 타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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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기준 국내 전체 발전량에서 원자력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3.2%포인트 감소했다. 사진=조선일보

역시 서울시 총무과가 작성한 ‘서울시장 일정’에 의하면 1월 17일의 경우 박 시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시 동작구 대방동 소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2018 서울시 여성 리더와 함께하는 신년회’에 참석했다. 오후 4시엔 서울시청 시장실로 돌아와 문화재청과 ‘덕수궁 돌담길 보행 개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튿날인 18일, 박 시장은 오후 1시50분에 서울시 성동구 행당동 소재 성동구청에서 열린 ‘성동구 신년 인사회’에 참석했다. 15시30분엔 신금호역, 성동구 보건소 등 성동구 관내 시설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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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총무과가 작성한 박원순 시장 관용차 운행일지다. 박 시장은 지난 1월 17일과 18일에 전기차 아이오닉을 타고 다녔다. 사진=월간조선
 
서울시가 하루 50억 원 들여 ‘공짜 버스·지하철’을 운행하고 공용차량 운행을 제한(전기차, 수소차, 하이브리드차 제외)하는 상황에서, 박 시장이 어떤 생각으로 해당 일정들을 소화하기 위해 대중교통이 아닌 ‘전기차’를 타고 다녔는지는 알 수 없다. 단, 1월 17일과 18일 당시 박 시장이 탄 ‘전기차 아이오닉’의 주행 거리가 총 75km였고, 국내 발전량의 64.5%를 미세먼지 배출원인 석탄과 액화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보자. 그렇다면 해당 기간 박 시장은 미세먼지 또는 그 원인 물질을 배출하며 약 49km를 이동했다고 볼 수도 있다. 종합하면 국내 발전량 상당 부분을 화력 발전에 의존하는 한 전기차를 탄다고 해서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동참했다고 보는 건 쉽지 않다는 얘기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8.03.03

조회 : 5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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