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 의협 회장 선거, 6인 후보의 입장은? : 월간조선

제40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를 앞둔 가운데 출마한 후보 6인이 의료계 핵심 이슈인 ‘문재인 케어’에 대한 각각의 해법을 내놨다. 이번 의사 선거는 참여 및 투표율이 저조했던 예년과 달리 열기가 점점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임시회관에서 제40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합동설명회는 의협 회장 후보자 결정 이후 첫 정견을 듣는 공식 자리인 만큼 주목을 끌었다.

기호 1번 추무진 후보는 “저부담, 저수가, 저보장, 즉 3저 체제의 개선 없이 추진되는 문재인 케어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추 후보는 “저수가의 정상화를 비롯해 의원급 의료기관의 종별가산금을 30% 인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급여 가운데 필수의료를 단계적으로 급여화하는 한편, 신의료기술 제한 방지 장치를 마련하고, 재정확보,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기호 2번 기동훈 후보는 “비급여의 급여화가 아니라 급여의 비급여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식대, 한방의료와 같은 급여가 필요치 않은 영역을 비급여로 전환함으로써 건강보험 재정이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 후보는 “비급여를 전면 급여화하는 것보다 지난 15~17년 동안 무너져 내린 필수의료를 바로잡고 국민 건강에 정부가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호 3번 최대집 후보는 “문재인 케어 저지를 위해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고 앞장섰다. 최대집 후보는 의협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 투쟁위원장의 한계를 느껴 회장에 출마한 만큼 문재인 케어 저지를 위해 진두지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최 후보는 “이를 위해 대규모 전국집회, 전국 순회 집회, 대회원·대국민 보고대회 등 다양한 집회를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기호 4번 임수흠 후보는 “문재인 케어는 저부담, 저수가, 저보장의 3저 체제에서 보장성만 강화하겠다는 정책으로, 적정수가 없이 혜택만 늘리겠다는 말도 안 되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임 후보는 그러나 “문재인 케어에 대해 반대만 하는 게 아니라 적절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케어가 아닌 임수흠 케어로 나가겠다. 낡은 건강보험 제도를 개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호 5번 김숙희 후보는 “문재인 케어, 환자의 보장성 강화에 앞서 저수가를 OECD 평균으로 인상해야 하는 게 전제조건”이라며 “시민단체에서 건강보험 보장성을 OECD 국가 평균으로 높일 것을 주장하는 만큼 건강보험요율과 저수가를 정상궤도로 올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특히 “도수치료처럼 필수의료와 비급여의 중간에 존재하는 영역, 즉 회색지대에 대해서는 비급여로 존치, 국민에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기호 6번 이용민 후보는 “문재인 케어는 허구이자 대국민 기만”이라며 “북한과 쿠바 이외에 전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무상의료 제도를 우리나라에서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란 입장을 보였다. 이 후보는 “덴마크나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는 사회보장 제도 차원의 의료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조세부담률과 건강보험요율은 우리나라의 두 배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합동설명회에서는 의료계 논란거리인 원격의료에 대한 의견을 묻는 자리도 있었다. 후보자들은 대체적으로 원격의료 도입 ‘반대’를 주장했지만, 시대의 흐름이 4차 산업혁명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웨어러블기기’ 등 진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건강관리 분야 헬스케어서비스에 대해서는 대비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번 의협 회장 선거는 의사 회원들의 참여 및 투표율이 저조했던 예년과 달리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1일 의사협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인 명부를 확정해 공고한 결과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 투표권을 가진 회원은 5만2515명으로 지난 39대 선거 유권자 4만4414명보다 8101명 더 늘었다. 협회를 향한 강한 변화 요구와 함께 이른바 ‘문재인 케어’, 늘어나는 개원가의 폐업과 의료사고 논란 등 의료계 안팎의 변화와 현안에 의료계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의사협회는 13만 명의 전국 의사를 대변하는 단체이지만 그동안 유권자 수는 3만~4만 명 정도로 의료계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해왔다. 회장 선거에 다수의 후보가 출마하면서 득표 수도 분산돼 선거 이후 내부 결속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