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공산당대회에 입장하고 있는 시진핑 주석.
중국 헌법의 국가주석 연임 제한(2회) 조항이 철폐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시진핑 주석의 장기집권, 또는 영구집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중국 국가주석직은 임기 5년, 연임 2회로 헌법이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현행 헌법의 국가주석 임기 제한 규정을 삭제한 개정안을 최근 전국인민대표자대회(전인대)에 제안했다. 전인대는 우리의 국회 격이다. '시진핑 1인 장기 독재'에 대한 헌법적 근거가 마련되는 것이다.
시진핑 장기집권 시 마오쩌둥-덩샤오핑 권력 넘어서
시진핑 주석은 2012년 취임했고 2022년 10년 임기가 끝난다. 그러나 작년 10월 19차 공산당 당 대회 때부터 임기 연장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국 공산당은 지금까지 집단지도체제하에 후계자를 마련해 키우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시 주석은 후계자를 만들지 않았다. 후진타오 시절 차세대 후보로 발탁된 쑨정차이 충칭 서기를 비리로 낙마시켰고, 그와 함께 차세대로 꼽혀온 후춘화 광둥성 서기는 상무위원에 발탁하지 않았다.
중국 국가주석 임기 규정은 덩샤오핑 시대인 1982년 12월 개정된 헌법부터 명기됐다. 상무위원회와 정치국을 통한 집단지도체제를 제도화하고 국가주석 임기를 10년으로 제한했다. 마오쩌둥 같은 독재자 출현과 독재자의 사망으로 인한 정국 혼란 등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번에 국가주석 임기 제한이 없어지면 시진핑 주석은 두 전임자는 말할 것도 없고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을 능가하는 절대권력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 "시진핑 황제 시대 열릴 것"
외신들은 "임기제한까지 사라지면 시진핑 '황제'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시진핑 주석이 37년간 독재한 짐바브웨의 무가베 전 대통령과 같은 장기집권도 가능해졌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는 “중국 관영 매체가 지도자의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편 만큼 중국 공산당이 사실상 시진핑의 종신집권을 추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른 외신들도 이번 결정을 통해 시진핑이 2023년 이후에도 중국 국가주석 자리를 계속 유지하게 되면 결국 마오쩌둥처럼 종신집권을 하게 되지 않겠느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윌리 람 홍콩 중국대 교수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 생각에 시진핑은 생전에 황제가 되려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시진핑 종신 체제가 가시화될 경우 한반도 정세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중국에서 종신 집권이 가능한 지도자가 나타난다는 것은 북한 김씨 왕조와의 연대감을 높이는 것은 물론 중국의 동아시아 패권주의 정책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시진핑-박정희의 공통점
한편 시 주석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통점도 주목받고 있다. 시 주석과 박 대통령이 부패척결의 명분으로 정적들을 제거하는 과정, 시 주석의 소강사회와 일대일로의 청사진과 박 대통령의 ‘우리도 한번 잘살아보세’라는 구호를 내세운 ‘경제개발5개년 계획’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은 것도 판박이라는 것이다.
시 주석이 자신의 사상을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으로 채택해 스스로를 최고권력자로 27년간 통치한 마오쩌둥 반열에 올린 것과 박 대통령이 유신헌법으로 전제군주 같은 대통령이 된 것도 거의 같은 맥락이다.
시 주석과 박 전 대통령이 후계자 없이 3선을 시도, 장기집권체제로 가려고 하는 점이 똑같다는 분석도 있다. 한 원로 정치인은 "죽기 전에는 잡은 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독재자의 마음은 누구나 똑같다"며 "법까지 고쳐 3선을 하겠다는 것은 영구집권을 노리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