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이영학, 옥중에서도 치밀한 계획 세웠다 : 월간조선

여중생 딸의 친구를 추행한 뒤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해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항소심을 계획하고 복수를 꿈꾸는 내용의 편지를 딸과 모친에게 전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영학이 옥중에서 가족과 법조인 등에게 쓴 약 100장 분량의 편지 20여 통과 청와대에 보낸 탄원서와 반성문을 한 일간지가 보도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영학은 "1심 재판 중 반성문 300장을 쓰는 게 목표였다. 매일 10시간씩 반성문을 썼다"며 "OO가 아빠 살려줘야 돼. 아가, 재판 때 우리 판사님한테 빌어야 해. 그래야 우리 조금이라도 빨리 본다"고 편지에 썼다고 한다.

또 "1심 무기징역 받고 1심에서 싸울 것"이라며 "1월에 1심 선고하고 3월에 2심 들어가니 항소 준비해 달라. 1심 선고 후 일주일 뒤 항소심 갑니다"라는 내용도 적었다고 한다.

이영학은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검경의 무리한 수사를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9개로 치밀하게 나뉜 '감형 전략'도 있었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이영학은 '옥살이 이후의 삶'도 언급했다고 한다. 그는 출소 후 푸드트럭을 운영할 것이라며 딸에게 "소년부 송치가 된다더라. 그곳은 메이크업, 미용 등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걱정 말고 기회로 생각하라"며 "할머니가 법원에서 이름 변경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자서전을 집필할 뜻도 언급했다. 이영학은 딸에게 "'나는 살인범이다'라는 제목의 책을 쓰고 있다"며 "아빠가 이곳에서 책 쓰니까 출판 계약되면 삼촌이 집이랑 학원 보내줄 거다. 1년 정도 기다려. 우리가 복수해야지"라고 전했다.

이영학이 SNS에 올린 자신의 사진.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이성호)는 지난 21일 이영학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아버지의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는 이씨의 딸 이모 양은 장기 6년, 단기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추악하고 몰인간적인 범행을 저질러 사회를 공분에 처하게 했다"며 “여러 사정을 종합해 준엄한 법과 정의의 이름으로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시키는 사형에 처하겠다"고 밝혔다.

이영학은 2005년 11월 9일 MBC ‘생방송 화제집중’에 방송돼 '어금니 아빠'로 알려졌다. 거대백악종이란 유전병을 앓고 있는 딸을 위해 미국까지 가서 후원금을 모금하고 딸을 지극히 사랑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경제난을 호소하며 후원금을 모금한 이면엔 다른 모습이 숨겨져 있었다. 이영학은 고가의 외제 차량을 다량 보유하고 튜닝까지 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2007년부터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매달 생계 급여 109만 원과 장애 수당 등을 포함해 160만 원을 수령했다.

사기·무면허·주거침입·절도 등 전과 11범의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온몸에 문신을 한 사진과 함께 "숙성된 진정한 36년산 양아오빠" "눈깔아주삼" 등의 저급한 문구를 올리고, 트위터를 통해 '양아오빠'라는 닉네임으로 숙식을 제공한다며 10대 미성년자를 모집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 여성을 모집해 성매매를 알선하고 아내까지 다른 남성들과 성관계를 갖게 해 돈벌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학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성 매수자와 성매매 여성을 모집하고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한 뒤 성인 사이트에 올려 수익도 챙겼다는 게 수사 당국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영학이 페도필리아(pedophilia·소아성애증·사춘기 이전의 아이에게서 강렬한 성적 욕망을 느끼는 현상) 증상을 보이는 ‘소아성애자’ 또는 ‘어린이성애자’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변태적 취향이 이영학으로 하여금 14살에 불과한 자신의 딸 친구를 집으로 유인해 성적 ‘쾌락’을 즐기려다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글=월간조선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