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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오전에 열린 삼성전자 이사회에 불참했다. 재계 관계자들은 이 부회장이 이사회에 참여하며 경영 복귀를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설 연휴 직후부터 출근을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공개 일정을 미루고 있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풀려난 지 보름이 넘도록 외부 노출을 자제하고 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유는 잘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내‧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3월 23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다룰 안건들을 논의했다. 또 창립 이후 처음 실시하는 50대 1 액면분할 안건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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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일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조선DB |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 석방 이후 금융감독원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 조사에 나선 데다 다스의 미국 소송비용 대납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행보가 더욱 조심스러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법정구속된 것도 대외 활동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사회에서 권오현 회장, 윤부근 부회장, 신종균 부회장 대신 대표이사가 된 김기남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 김현석 CE(소비자가전)부문장,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장이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권 회장 뒤를 이어 이사회 의장을 새로 맡게 된 이상훈 전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사내이사가 됐다. 사내이사는 이 부회장을 포함 총 5명으로 기존 4명에서 1명 늘었다.
주총에서 사외이사 교체도 예상된다. 현재 사외이사는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 김한중 전 연세대 총장, 송광수 전 검찰총장, 이병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 5명이다. 다음 달 사외이사 임기가 끝나는 김 전 총장과 이 교수 후임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벤처 신화'를 이룬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과 김선욱 이화여대 교수, 박병국 서울대 교수가 이사회에서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도 기존 5명에서 6명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법상 대규모 상장사는 사외이사 수를 이사회 과반수로 둬야 한다. 사내이사가 1명 늘었기 때문에 사외이사도 1명 추가된 것이다. 이로써 삼성전자 이사회 규모는 9명(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에서 11명(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6명)으로 확대된다.
삼성전자 이사회에 외국계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여성이 포함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에 선임된 김종훈 회장은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인물로, 박근혜 정부 초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지명됐으나 '이중국적 논란'으로 스스로 물러났다. 김선욱 전 총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여성 최초로 법제처장을 지냈으며, 2010년부터 이화여대 총장을 맡았다. 이 밖에 박 교수는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 한국전자공학회장 등을 지낸 국내 반도체 분야의 권위자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작년 1분기에 이사회를 3차례 소집했다. 1차 이사회에서는 2016년도 재무제표 및 영업보고서 승인의 건,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의 건, 삼성디스플레이와 패널 개발계약 체결의 건 등을 처리했다.
작년 2월 진행한 2차 이사회에서는 48기 정기 주총 소집과 목적사항 결정, 생산물 배상책임보험 가입 등을 처리했다. 특히 외부에 지급하는 10억 원 이상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 지출은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차지하는 이사회 의결을 거치고, 내용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다는 대외 후원금 운영기준을 세웠다. 3월에 열린 3차 이사회에서는 이사 보수 책정, 2017년 사회공헌기금 운영계획, 국제기능올림픽 후원 등을 가결했다.
글=김성훈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