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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

한국여성단체연합, 이윤택 사건 일주일 만에 성명 발표... '여성혐오적 남성문화가 근본적 원인'

한 남성 배우는 중년 여성 배우가 추근거리고, 여성 연출가가 돈 떼 먹은 사례 고발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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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 단체들이 2월 21일 성추문 사건을 일으킨 이윤택 연출가를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윤택 성추문 폭로가 나온 지 정확히 일주일 만이다. 성추문 파문에 대한 여성 단체의 대응으로는 이례적으로 늦은 편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은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추문 인터뷰가 나온 바로 다음날 격렬한 규탄성명을 냈었다.

성명서의 제목은 ‘성범죄자 이윤택을 처벌하라! 문제는 성차별적 권력 구조다’이다. 성명서는 앞부분에서 이윤택 연출가의 성추행-성폭행을 격하게 비난하면서 이를 ‘명백한 권력형 성폭력’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성명은 “여러 사람들이 속한 공간에서 성폭력이 ‘관습’이 되고, 은폐되고, 조장될 수 있었던 것은 차별적인 사회문화, 권위적인 조직문화, 여성혐오적인 남성문화에 그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면서 “조직 내 권력자들이 주변관계는 물론 캐스팅이라는 생존권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들은 더욱 입을 닫을 수밖에 없었고, 조직은 권력자를 비호하기 위해 피해를 외면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성명은 “가해자 처벌과 더불어 성차별적인 문화를 바꾸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구조적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윤택 개인의 성범죄를 슬쩍 ‘남성우월적 사회구조’의 문제로 바꿔치기 한 것이다. 범죄 행위를 ‘개인의 책임’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의 문제로 바꿔치기 하는 것은 전형적인 좌파적 사고(思考)이다.
사회현상을 그런 식으로 분석할 수도 있다고 치자. 하지만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이 문제를 ‘여성혐오적인 남성문화’의 탓으로 돌린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 여성들은 그런 짓 안 하나? 여성 배우가 남성 배우에게 추근거리고 여성 연출자가 돈을 떼먹었다는 증언도 있다. 한 남성 연기자가 #MeToo 운동의 일환으로 페이스북에 고백한 내용을 보자.

< (전략) 제 상대의 파트너인 선배는 중년의 여배우였는데, 여자 선배와 제가 연기를 하는데, 남자라서 연기하기 부끄럽다는 식의 말과 태도를 취할 때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그런 시간들을 견디며 공연이 가까워졌습니다. (중략) 공연장에 갔을 때의 여자 선배의 스킨십은 점점 심해졌습니다. 어깨에 기대며 ○○이는 남자치곤 어깨가 너무 좁다, 친구들이랑 약속을 취소하고 밥을 먹으면 안 되냐 등등. 연기하는 파트너의 입장에서는, 뭔가 꺼림칙해도 파트너와 친해져야 연기의 호흡이 더 잘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중략) 중년의 여자 선배는 제게 전화를 걸어서 자신이 있는 술자리에 오지 않으면 연극계에 발 못 들일 줄 알라며 협박도 하기도 했고, 전화를 안 받으면 계속해서 전화를 해댔습니다. (중략)
그런데 문제는, 이런 어른들뿐만 아니라.. 권력을 알게 된 젊은 연출가들에게도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어느 한 유명한 극단의 조연출 출신으로, 작가상과 두산아트랩에 선정되었던 한 여성 연출은, ‘연극’을 돈으로만 계산을 하며 작업을 했습니다. 저와 동갑이기도 해서, 이런 부분들을 이해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임했지만, 같이 연습하는 배우들에게 ‘여긴 얼굴 잘생긴 남자 배우가 없어서 연습할 맛이 안 나’ ‘얼굴 빨아야 하는데 (속히 빠순이) 연습하기가 싫다’ ‘이쁜 여배우가 없어서 주인공 시킬 만한 인물이 없어’. 많은 지원금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극단의 이름으로 받은 지원금이기 때문에, 페이는 다 같이 결정하기로 함) ‘니들이 이런 돈을 받고 연기할 만한 배우들이라고 생각해?’ ‘이건 국립극단 어떤 배우가 받을 만한 돈이야, 니들이 그만큼 연기를 잘해?’ 등등.
게다가 이 여성 연출은 저희 극단의 돈을 횡령한 것을 들켜, 지금 검찰에서 수사 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여성 연출마저도 작가상과 연출상을 받으며, 유명한 대학교에 입학. 자신의 경력들로 다시 또 젊은 배우들을 이용하려고 합니다.(후략)>

이 증언에서 보듯 성추행이나 우월적 지위 남용 문제는 남녀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구조의 문제라는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월적 지위에 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 그러는 것은 아니다. 결국은 개인의 문제다. 개인이 책임져야 마땅한 범죄를 조건반사적으로 ‘사회구조의 문제’ ‘여성혐오적인 남성문화’의 문제로 돌리는 것이 옳다고는 보지 않는다. 

[성명] 성범죄자 이윤택을 처벌하라! 문제는 성차별적 권력구조다


전 사회적으로 성폭력 피해 경험 말하기, #MeToo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피해자들의 말하기가 있었지만, 최근 검찰 내 성폭력 사건을 시작으로 사회 각 영역에서 성폭력 사건이 공론화되고 있다. 그중에도 최근 알려진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감독에 의한 성폭력 사건은 많은 사람들을 경악게 하고 있다. 현재까지 4명의 피해자들이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피해 경험을 알렸고, 주변인들의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이윤택 감독은 연기 지도를 핑계로 여성 배우들을 불러 ‘안마’를 빙자한 성추행을 저질렀고, 강간 피해를 증언한 사람도 있다. 이윤택 감독의 요구를 거절한 피해자들은 극단 내에서 마녀사냥을 당하거나 캐스팅에서 배제되는 불이익을 겪었다고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윤택 감독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성추행에 대해서는 사과의 뜻을 밝혔으나, 성폭행에 대해서는 “성관계는 있었으나 강제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부인했다. 또한 성폭력이 “극단 내에서 18년 가까이 진행된, 관습적으로 일어난 아주 나쁜 행태”라고 표현했다. 또한 오늘 오전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해 온 배우 겸 연출가인 오동식씨는 “나는 나의 스승을 고발한다”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통해 이윤택 감독이 사건이 공론화된 이후에도 극단 내 동조자들과 함께 사건을 무마시키려고 했다는 사실을 고발했다.

이윤택 감독은 성폭력을 ‘성관계’라고 표현하면서 피해자들이 힘겹게 폭로한 범죄에 대해 전혀 인정하지 않았고, ‘스승’을 지키기 위해 범죄를 은폐하려 한 내부의 동조자들은 오씨의 표현대로 ‘지옥의 아수라’를 만들고 있다. 이것은 명백한 권력형 성폭력이다.

우리는 성폭력이 ‘성관계’로 둔갑하는 상황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우리는 성폭력이 어떻게 ‘관습’이 되었는지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 사람들이 속한 공간에서 성폭력이 ‘관습’이 되고, 은폐되고, 조장될 수 있었던 것은 차별적인 사회문화, 권위적인 조직문화, 여성혐오적인 남성문화에 그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조직 내 권력자들이 주변관계는 물론 캐스팅이라는 생존권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들은 더욱 입을 닫을 수밖에 없었고, 조직은 권력자를 비호하기 위해 피해를 외면한 것이다.

현재 사회 곳곳에서 #MeToo 말하기가 터져 나오고 있다. 더불어 피해자들을 응원하고 함께 성폭력 근절을 위해 #WithYou 를 외치는 연대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와 같은 연대가 가능한 것은 성폭력이 여성이라면 대부분 공감하는 사회문제이기 때문이다. #MeToo, #WithYou 를 비롯한 말하기 운동은 성차별적 사회구조를 바꾸는 변화의 신호탄이다. 지금이야말로 성폭력을 가능케 했고 이를 은폐하고 조장하고 침묵했던 수많은 요소들을 걷어내고 구조적 변화를 이룰 때이다. 가해자 처벌과 더불어 성차별적인 문화를 바꾸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구조적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MeToo 말하기를 통해 사회를 바꾸고 서로에게 용기가 되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응원과 지지를 표한다. 또한 가해자들의 처벌 과정을 지속적으로 주시할 것이며,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구조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을 계속할 것이다.

2018.2.21.


한국여성단체연합 7개 지부 28개 회원단체

경기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단체연합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전여성단체연합 부산여성단체연합 전북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회 기독여민회 대구여성회 대전여민회 부산성폭력상담소 새움터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수원여성회 여성사회교육원 울산여성회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천안여성회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포항여성회 한국성인지예산네트워크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연구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장애인연합 한국여신학자협의회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한부모연합 함께하는주부모임

입력 : 2018.02.22

조회 : 14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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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어제 오늘 내일’

ironheel@chosun.com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2000년부터 〈월간조선〉기자로 일하면서 주로 한국현대사나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 왔습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2년 조국과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45권의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세상읽기〉를 펴냈습니다. 공저한 책으로 〈억지와 위선〉 〈이승만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 〈시간을 달리는 남자〉 등이 있습니다. 이 코너를 통해 제가 읽은 책들을 소개하면서 세상과 역사에 대한 생각을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댓글달기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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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호 (2018-02-23)   

    문화 연예계 블랙리스트는 착한리스트란거 인정! ㅋㅋ

  • 올뱀이 (2018-02-22)   

    인간 쓰레기들과 단체들이 득실대는구나!

  • 공산페미반대 (2018-02-22)   

    세상에 이렇게 명백한 사건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그 단체 소속 할머님의 dogish 한 말씀은 명확한 사건을 다시 안개 속에 밀어넣을려고 시도하십니다.
    묻겠습니다, 할머님.

    1) 이 사건(초기 강간사건과 이의 폭로사건) 당사자가 누구입니까 2) 강간사건의 직접적인 피의자와 피해자는 누구입니까 3) 간접적인 피의자와 피해자는 누구입니까
    할머님 답변은 3) 번에 주력하고자 하였으나, 그나마도 피의자와 피해자를 바꿔버리는 바람에 영 파이네요. 인구에서 남성은 실제론 간접적 피해자인데도 별 한일없이 피의자가 되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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